병원 쓰레기통서 찾은 파쇄된 종이 맞춰보니 "최순실 단골 명단"

입력 2016-12-14 10:09 수정 2016-12-14 10:17

최순실의 단골병원으로 알려진 김영재의원에서 프로포폴 처방 기록을 이중으로 만든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13일, 최 씨의 단골 성형시술 병원 김영재 원장이 급하게 파쇄한 문건에 최순실씨와 최씨 딸 정유라씨의 개명 전 이름, 또 프로포폴 처방 내역이 담겨있다고 JTBC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월, 김 원장은 병원 고객명단을 비롯해 각종 약품대장 관련 자료를 파쇄 했다. JTBC는 이 파쇄 된 문건을 쓰레기통에서 입수했다. 그리고 이 문건을 조합해본 결과 최순실이 가명으로 2013년 10월부터 올 8월까지 '최보정'이란 가명으로 136차례 진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이 문건에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프로포폴을 언제 누구에게 얼마나 처방했는지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고객의 명단에는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기업 오너 일가와 연예인 이름도 나왔다.

이와 함께 김 의원 측이 이중으로 장부를 작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JTBC가 입수한 파쇄 장부를 보면 2012년부터 2013년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보도 이후 이뤄진 강남보건소 조사에서 김영재 의원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의 장부가 그대로 있다고 되어 있었다.

즉, 프로포폴 사용 기록이 담긴 대장이 2개가 있는 것이며  그 중 하나는 이중장부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김 원장측이 보건소 측에 제시한 대장은 유사한 글씨체를 포함해 도장, 서명 등이 한번에 작성한 것처럼 보이는 흔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은 "기간이 지난 장부를 파쇄 했을 뿐"이라며 "구체적인 것은 국정조사에서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강남구보건소도 "잘못된 양식으로 작성한 것을 파기한 것으로 안다"며 의혹에 대한 추가 조사는 일단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 원장은 측은 대통령 순방 동행부터 서울대병원 외래의사 위촉 등 각종 특혜 의혹을 부인해 왔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된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에게 프로포폴을 처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세월호 참사 당일은 휴진일 이었으며, 프로포폴을 처방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특별 검사 팀에 따르면 김원장 측이 청와대 핵심실세인 정호성 전 비서관과 최근까지 연락했던 사실을 파악했다.

14일 열리는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는 김 원장이 참석해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