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범죄자 박 대통령 보호 안한 게 배신이냐”

입력 2016-12-13 13:17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 모임을 마치고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12일 자신의 탈당과 신당 창당 계획에 대해 "지금 새누리당을 탈당해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박계 모임 비상시국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힌 뒤 "당이라는 것은 동지들과 같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지들과 고민을 같이 하고 있고, 신중하게 상의하고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조하고 싶은 것은, 헌법적 절차를 지키고 국민에 대해 책임지는 게 보수라는 것"이라며 "정치를 봉건시대 주군에 대한 충성과 신의 문제로 접근하는 가짜 보수에 보수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친박계를 직격했다.

그는 "이 나라의 경제·안보 위기를 걱정하는 대다수 국민이 믿고 의지할 새로운 보수 정당의 탄생이 지금 절실하다"며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한미동맹과 시장경제 가치를 지키면서도 헌법적 가치를 생명처럼 여기는 보수, 잘못할 때 책임지고 주기적으로 스스로 개혁하는 진짜 보수정치 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박이 장악하고 있는 현재 새누리당으로는 좌파의 집권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변신을 하더라도 국민들이 진정성을 믿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제 가짜 보수를 거둬내고 신보수와 중도가 손을 잡아야 한다. 좌파 집권을 막고 국가 재건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기문·손학규 진영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동료들과 최종 합의를 못 봤기 때문에 그 부분은 다음 기회에 말하겠다"면서도 "다만 제가 유승민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신당 문제를 얘기한 적은 없고, 우리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얘기한 것은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재산에 대해서는 "당을 해체하면 그 재산은 모두 국고에 귀속된다"며 "새누리당 재산 또한 과거 전두환 독재 정권 시절 재벌들을 등쳐서 형성한 재산이다. 이 점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국가에 헌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이정현 대표 등 친박 지도부를 "박 대통령의 노예"라고 원색 비난하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저와 유승민 의원 등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보수들에게 배신자라고 하는데 박 대통령이 국민을 배신하고, 당을 배신하고, 지켜야 될 도리를 지키지 않았다"며 "그들(친박)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파트너가 아니라 정치적 노예들"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어제 당 최고위에서 너무나 듣기 민망하고, 국민에게 죄송스러운 저질 막말이 쏟아져나왔다"며 "이 발언은 왜 범죄자인 대통령을 끝까지 보호하지 않느냐는 항변인데 대통령 위에 헌법과 국민이 있다는 정치의 기본을 망각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에 대한 일체의 건전한 비판도 배신이라는 딱지를 붙여 금기시하는 그들의 노예 근성이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도 죽이고 새누리당도 죽였다"며 "그들에게 권력은 대통령이 그들에게 하사한 것이고 은혜를 베푼 사유물로 착각하고 있다. 조폭의 논리와 다름이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박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갔다. 그는 "무엇보다 이 엄청난 사태에도 불구하고 죄의식이 없다. 책임지려 하지 않는 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 점은 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박 대통령을 직격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