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서면서 국무총리로 내정된 지 37일 만에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그는 총리에 내정되기 이전과 그 이후에도 꾸준히 해왔던 국민대 강의를 위해 다시 교수 역할에 충실하려는 모습이다.
김 교수는 13일 뉴시스 기자에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밟게 됐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적극 동조한다기보다 사회적 문제가 법적 절차를 통해 해결이 되고 있다는 현 상황을 긍정 평가한 것이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37일간의 총리 내정자 생활에 대해 "세상이 이리 어지러운데 시원섭섭할 건 없다"고 소회를 밝힌 뒤. 황 권한대행에 대해서는 "그 사람에 대해 따지지 말고 일을 하게 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탄핵절차를 밟게 됐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 일반 사람들 간에도 분쟁이 생기고 해결이 안 되면 법원으로 간다. 우리는 법원이라는 분쟁의 최종 결정기구 혹은 조정기구가 있다. 정치도 마찬가지로 서로 입장이 다르고 격하게 부딪히면 헌법이 정한 절차를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 그게 안 되면 폭동이 일어나게 된다. 그런 과정까지 가기 전에 탄핵이란 절차를 밟게 됐다는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 거국내각 구성에 대해 아쉬움이 클 거 같다.
"거국 내각 구성이 쉽다고 생각했으면 내가 (총리직을) 안 받았을 거다. 거국내각이 절대 안될거라고 나도 알고 있었다. 제1야당이 절대로 안 받는다고 생각을 했으니까. 하지만 1%든 5%든 확률이 적더라도 조금의 찬스라도 있으면 내가 들어가서 거국내각을 내가 구성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생각대로 잘 안됐다."
- 인준될 것으로 생각했나.
"내가 박 대통령에게도 이야기를 했었다. 내 카드를 가지고는 절대 못 뚫을 것이고 인준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1~5%의 가능성을 놓치기 싫었다. 나라가 이렇게 위험한데 내각 구성에 대한 아무도 걱정을 안 하니까…"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 옹호하는 글을 블로그에 남겼다. 당부할 말은 없나.
"지금 황 권한대행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하고 따질 시간이 없다. 일을 하게 해줘야한다. 사실 제일 좋은 건 내가 총리 문제를 해결하고 갔어야 한다. 근데 지금은 어쩔 도리가 없다. 일을 해야 한다. 당장의 경제부총리부터 좀 힘을 가지도록 해서 바로바로 경제문제 대응하게 해줘야한다. 내각도 지금 자세를 바꿔야한다."
- 내각이 어떤 식으로 자세를 바꿔야 한다는 건가.
"동력을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받아와야 한다. 기존 내각은 청와대 지시가 와야 움직이는 식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청와대도 사실상 없고 내각에 총리 이하 장관들의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 여전히 다른 사람들은 황 총리가 부역자다 뭐다하는데 저 같은 사람은 그런걸 걱정하지 않는다. 지금 당면한 문제를 풀 수 있느냐 없냐를 걱정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원래 책 한권을 출판하려고 마무리를 짓고 있는 게 있었는데 총리에 내정되면서 못했다. 권력의 속성과 왜곡을 참여자가 아닌 학자의 입장에서 보는 내용이다. 아직 서문을 못 적었다. (웃음) 내년 1월 쯤 내려고 한다. 그리고 생각과 마음을 정리해서 학자나 정치인들과 이야기도 나눠볼 생각이다. 확신이 서면 강의와 대중강연도 할 생각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