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중 심정지 할아버지 심폐소생술로 살린 목사님

입력 2016-12-13 10:10
심폐소생술 교육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국민일보DB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약수동에 사는 기초수급자 함모 할아버지는 교회에서 예배도중 갑자기 쓰러져 의식불명에 빠졌다.

생사의 기로에 선 함 할아버지를 살린 것은 예배를 주관하던 정춘모 목사(65).

정 목사는 예배 중 갑자기 쓰러져 심정지 상태에 빠진 함 할아버지에게 침착하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병원 이송 때까지 생명의 불씨를 살렸다.

정 목사가 급박한 상황에서 소중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건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약수보건지소에서 진행된 '제1기 헬스리더 양성과정'에서 배운 심폐소생술 과정을 꼼꼼이 들었기 때문이다.

중구보건소와 강북삼성병원이 협약해 추진한 '주민 헬스리더 양성과정'은 지역사회 건강리더를 양성해 건강한 마을 공동체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된 프로그램이다. 약수·다산·황학 보건지소 인근 주민 30명을 대상으로 9주에 걸쳐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은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당뇨병 강좌, 저염식 음식만들기, 건강한 운동방법과 치아관리, 감염병 등 건강생활정보와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법, 주민의 건강을 챙기는 헬스리더의 역할과 지역사회 문제알기 등 건강리더의 자질과 능력을 배양하는 과정이다.

지난달 23일 진행된 헬스리더 양성과정 수료식에서 정목사는 최근 본인이 경험한 사례를 알리면서 "긴박한 상황에서 주민이 주민을 지킬 수 있는 헬스리더라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 것을 느꼈다"며 "7년 전에 비슷한 상황에서는 실전에 도움이 되질 못했는데, 이번 교육을 통해 확실하게 실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어르신이 다시 깨어나시는 모습을 보고 응급처치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며 "이러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재 약수 주민센터에 보건지소 간호사는 함 할아버지를 꾸준히 방문해 혈압과 혈당, 투약 상태등을 관리받을 수 있도록 하고, 정서적인 안정을 체크하면서 회복을 돕고 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실버세대가 늘어나고 1인가구가 증가할수록 주민들이 주민들의 건강을 챙기고 주민이 참여해 지역 건강문제를 해결하는 주민참여형 보건사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헬스리더를 중심으로 마을 건강 공동체를 조성해 건강한 중구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