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거치지 않으면 김기춘(청와대 비서실장)이도 ‘대장’(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낼 수가 없다.”
“내가 대장에게 한마디만 하면 (청와대) 수석 한둘쯤 날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박근혜 정권 문고리 3인방 중 한명인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이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이같이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세계일보가 ‘정윤회 문건’(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작성)의 초안 성격인 ‘시중여론’을 분석해 12일 보도했다.
안 전 비서관은 “정부 주요 인사는 내가 다 관여할 수밖에 없는 게 대장이 관저에 퇴근 후 나에게 개별 거론자에 대해 일일이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 인사에 개입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 신문에 분석한 ‘시중여론’에 따르면 안 전 비서관은 “지금 청와대에 들어오려면 나를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 것으로 기록돼 있고 “VIP가 저를 얼마나 끼고 있으려고 하는지 조금도 짬을 주지 않는다. VIP(박 대통령)께서 6시가 되면 관저로 이동하는데 그때부터 중요한 인사 등에 대해 저에게 물으시고 저는 거의 관저에서 VIP와 저녁 식사를 같이하면서 종합적인 의견을 건의한다”는 말도 했다.
‘시중여론’에는 안 전 비서관이 총선에도 관여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내용도 있다. 그가 “○○○이는 내가 배지를 달아줬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3, 4명쯤은 대장께 이야기할 수 있고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주는 것도 문제가 아니다”고 발언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