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고별연설, "한국 정부와 국민에 감사"

입력 2016-12-13 09:31

“유엔이 지원한 책으로 공부한 나는 유엔의 아이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일한 것은 내 평생의 영광이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고별연설을 가졌다. 10년간의 유엔 사무총장 직을 마치고 오는 31일 퇴임하는 반 총장은 이날 193개 회원국 대표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반 총장은 고별연설에서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나의 가장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지난 10년간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전폭적 지원이 세계 평화, 개발, 인권을 위해 자랑스럽게 일하는데 있어 나를 격려해 준 원천이었다”고 말했다.

6·25전쟁 후 유엔의 지원으로 먹고, 유엔이 지원한 책으로 공부했다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소개한 반 총장은 “나는 유엔의 아이”라면서 “내게 유엔의 힘은 결코 추상적이거나 학문적이지 않은 내 삶의 이야기”라고 역설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나는 인간의 존엄과 권리에 초점을 맞췄고, 힘없고 뒤처진 사람들의 편이 되려고 노력했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면 미래 세대는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분쟁, 난민사태, 질병과 재난, 기후변화 등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보태준 회원국들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자신의 공적으로 꼽히는 파리기후협정과 유엔의 미래 개발 청사진인 ‘2030 지속가능개발목표’에 대해 “모든 사람에게 더 안전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계를 향한 길을 열었다”고 자평했다.

반 총장은 “유엔의 고귀한 목표와 원칙에 대한 여러분들의 신념에 대해 감사한다”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피터 톰슨 유엔총회 의장의 주재로 열린 총회는 반 총장의 10년간 활동에 대해 사의를 표명하는 유엔총회 결의를 채택했다. 이어 세계 5개 지역을 대표하는 5개국 대사와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반 총장의 공적을 기리는 연설을 했다. 이에 반 총장은 화답하는 형식으로 마지막에 연설을 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