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씩 쪼개기 기부…친박계 의원 불법 후원금 의혹

입력 2016-12-13 07:58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이 수천만원의 정치 자금을 불법으로 후원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정치권 전체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YTN캡처

YTN은 서울 신대방동 대한전문건설협회 간부들이 현직 친박계 국회의원에게 수천만 원의 정치자금을 후원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경찰청 특수수사과 수사팀이  협회 건물을 압수수색 했다고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한전문건설협회는 포장이나 방수 같은 전문 분야의 건설업체들이 모인 단체로, 회원 수만 4만 곳 가까이 되는 대표적인 건설 관련 이익단체다.

협회는 후원액 한도인 500만원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가족이나 직원 이름으로 후원금을 나눠 기부했다. 현행 정치자금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서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단체와 법인은 국회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후원액 한도를 피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돈을 건네는 것도 불법이다.

후원금의 출처가 불법으로 조성된 비자금일 경우, 정치자금법 외에 횡령과 배임죄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 경찰은 7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 압수한 회계 장부와 대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YTN 캡처

한 건설업 관계자는 YTN에 “후원금 계좌로 500만원씩 쪼개 4명의 이름으로 들어갔다”며 “10억 원 이상의 비자금을 만들어 불법으로 사용했다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후원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현직 친박계 의원이 후원을 대가로 협회의 이권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다. 분석이 끝나는대로 관계자들을 불러 의혹들을 조사할 방침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