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당내 권력을 잡기 위한 암투가 시작된 것이다.
친박계가 김무성, 유승민 등 두 의원을 거론하며 비박계와의 결별을 선언하자 비박계는 이정현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 8명을 ‘친박 8적’으로 규정하고 “당을 떠나라”고 맞불을 놨다.
새누리당 비박계 모임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12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어제 국정을 농단하고 민심을 배반하고 그리고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은 당을 떠나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며 “오늘 이 분들에 대한 명단을 발표하겠다”고 선언했다.
황 의원은 이어 “당 지도부, 친박 지도부의 이정현 조원진 이장우 최고위원, 친박 주동세력인 서청원 최경환 홍문종 윤상현 의원, 또 국민의 준엄한 촛불민심을 우롱한 김진태 의원 등 이상 8명은 즉각 당에서 떠나주길 바란다”고 ‘친박 8적’ 명단을 발표했다.
앞서 친박계는 전날 심야회동을 갖고 비박계에 맞서는 친박 모임인 ‘혁신과 통합연합'을 출범키로 결의했다. 현 지도부 퇴진 이후에도 당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친박계는 이 모임의 공동대표로 정갑윤 의원, 이인제 전 의원, 김관용 경북지사를 선임했다.
친박계는 “보수의 분열을 초래하고 당의 분파 행위에 앞장서며 해당 행위를 한 김무성, 유승민 두 의원과는 당을 함께할 수 없다”며 비박계와 결별을 선언했다. 심야 회동에는 친박계 의원 41명이 참석했다. 위임장을 제출한 의원 10명을 합하면 총 51명이 뜻을 함께 했다.
이들 친박 모임은 사실상 지난 9일 탄핵안 표결 당시 반대표를 던진 인사들의 명단으로 받아들여진다. 당시 탄핵 반대표는 56표로, 투표를 거부한 최경환 의원을 포함하면 총 57명이다. 친박 모임에 참여하는 숫자와 탄핵 반대표가 거의 비슷한 규모인 셈이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