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다 로우지(29)는 단 한 번의 패배를 극복하지 못했다. 옥타곤에서 처참하게 쓰러져 챔피언벨트를 빼앗긴 뒤부터 은신하며 허송세월을 보냈다. 그랬던 그가 어느 날 마음을 고쳐먹고 재기를 위해 훈련을 시작했다. 옥타곤 복귀를 위해서였다. 지금 그는 복귀전 카운트다운을 세며 와신상담하고 있다.
로우지가 복귀를 3주 앞두고 훈련 상황을 공개했다. 근육으로 뒤덮인 뒷모습 흑백사진을 11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진 속 로우지는 손가락 부분이 뚫린 종합격투기 글러브 대신 복싱 글러브를 착용했다. 미국 유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그라운드 기술에 능한 로우지가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복귀전 상대에게 알린, 일종의 도발로 보인다.
로우지는 2008 베이징올림픽 유도 여자 70㎏급 동메달리스트다. 2011년 미국 종합격투기 UFC에 데뷔했다. 2012년 스트라이크포스 여자 밴텀급 챔피언벨트를 차지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2013년 UFC로 옮겨 같은 체급 타이틀을 유지했다.
지난해 11월까지 종합격투기 전적 12전 전승. UFC를 대표하는 여성 파이터였다. 하지만 UFC 193에서 홀리 홈(34·미국)에게 녹아웃(KO) 패배를 당하고 타이틀을 빼앗겼다. 자신의 첫 패배였다. 로우지는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한동안 옥타곤을 떠났다.
패배의 대가는 썼다. 후원이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팬들은 조롱과 야유를 퍼부었다. 로우지는 한때 마치 죄인처럼 후드로 얼굴을 가리고 다녔다. 그렇게 반년을 허송세월로 흘려보냈다. 그랬던 로우지가 어느 날부터 재기를 위해 글러브를 다시 꼈다. 오는 31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UFC 207에서 여자 밴텀급 타이틀매치를 통해 복귀한다.
로우지의 맞은편에는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28‧브라질)가 있다. 두 파이터는 이미 지난달 1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UFC 205 계체량 행사에 깜짝 등장해 처음 만났다. 첫 만남은 신경전 정도로 끝났지만, 옥타곤 위에서 만날 땐 승자와 패자가 가려진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