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황교안 권한대행 보좌 착수… 국무회의도 배석

입력 2016-12-11 13:56


탄핵소추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정지로 인해 청와대는 11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보좌 업무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모습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 황 권한대행에게 청와대 비서실의 향후 권한대행 보좌 계획 관련 보고를 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9일 오후 7시3분부로 직무정지 상태에 들어가고 황 총리가 권한대행이 됨에 따라 청와대의 역할도 권한대행을 보좌하는 것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법률상으로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오기까지의 기간 동안에 청와대 비서진은 권한대행을 보좌하게 돼 있다"며 "한 비서실장은 황 총리에게 청와대가 권한대행을 잘 보좌하는데 소홀함이 없을 것이라는 큰 틀에서 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권한대행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례를 참고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의 경우 당시 총리였던 고건 권한대행이 한번도 주재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만 열어 그 결과를 황 권한대행에게 보고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긴박한 사안이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현안이 있을 경우는 황 권한대행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대신 황 권한대행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는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들도 배석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할 때만 청와대 참모진들이 배석했고 황 총리 주재 국무회의에는 배석하지 않았다.

보고체계의 정점이 대통령에서 권한대행으로 바뀐 것과 관련해서는 청와대 내부 회의 결과 등을 비서실장이 직접 황 권한대행에게 보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 때에는 청와대 정책실장이 권한대행에게 보고를 했었다.

청와대는 또 필요시에는 각 수석실별로 총리실을 직접 방문해 권한대행에게 별도의 보고를 올리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이날 오후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권한대행 보좌 체제의 방향을 보다 세부적으로 잡아갈 방침이다.

또 공석 중인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대행하는 강석훈 경제수석도 조만간 이석준 국무조정실장과 만나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과 관련한 청와대와 국무조정실 간 역할 분담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홍보라인에서도 업무분장이 이뤄진다. 황 권한대행이 총리로서의 활동은 총리실 공보라인에서, 권한대행으로서의 활동은 청와대 홍보수석실에서 각각 홍보 업무를 나눠 맡는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이 청와대를 방문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04년 당시에도 고 권한대행은 노 전 대통령의 직무정지 63일 동안 신임 주한대사로부터 신임장을 제정받기 위해 단 차례만 청와대를 방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고 권한대행이 참석했던 외국대사에 대한 신임장 수여식은 청와대에서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 게 외교적 관례였기 때문"이라며 "황 권한대행이 청와대에 올 일도 아마 그런 외교일정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