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시작이다" 대구시민들 촛불 계속 타오른다

입력 2016-12-10 19:09 수정 2016-12-10 21:38
대구시민들이 10일 대구 중구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대구 6차 시국대회에 참가해 촛불을 밝히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압도적인 표차이로 가결된 이후에도 대구에서는 촛불이 타올랐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돼 결성된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은 10일 오후 5시부터 대구 중구 중앙네거리~공평네거리 도로에서 ‘대구 6차 시국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장소에는 7000여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2700여명)의 시민이 모였다. 4, 5차 시국대회 때 4~5만명이 모인 것에 비해 수가 많이 줄었다. 대구시민행동 측은 “전날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이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밝혔다.

 수는 줄었지만 열기는 여전했다. 현 시국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고 예술인들의 공연도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특히 이날 지역 힙합 뮤지션들이 현 정치상황을 풍자한 ‘유신부정부녀’라는 곡을 불렀는데 집회장소에 모인 시민들이 피켓을 흔들며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자유발언을 한 시민들은 "국민의 힘으로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박근혜 즉각 퇴진을 위해 계속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구호는 이전 집회와는 조금 달라졌다. 앞서 “박근혜 퇴진”을 외치던 시민들은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외쳤다. “세월호를 인양하라”는 구호도 들을 수 있었다. 이날 세월호 미수습자 단원고 조은화 학생 어머니가 참석해 세월호의 조속한 인양 등을 호소하기도 했다.

 집회에 4, 2세 딸들을 데리고 나온 김윤정(32·여)씨는 “탄핵안 가결로 홀가분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아이들도 어리고 여건이 안돼 집회에 못나왔는데 오늘 우리 아이들이 잘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처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오후 6시40분쯤 “박근혜 구속” “새누리당 해체” 등을 외치며 행진을 했다. 집회는 오후 9시30분쯤 끝이 났다.

대구=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