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인이고 승리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 날인 10일 충북도청 앞에서 열린 충북범도민 3차 시국대회는 축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날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 2500여명(경찰 추산 1000명)은 거리로 나와 박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과 희망이 묻어났다.
이날 집회는 영하의 추운 날씨 탓인지 1차(주최 추산 1만5000명)·2차(〃1만명) 집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시민이 참여했지만 열기는 식지 않았다.
그동안 지역에서 촛불시위를 주도했던 박근혜정권퇴진 충북비상국민행동은 무료로 핫팩을 나눠주며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손예진(12·청주 용암초)양은 “박근혜 대통령은 물러나고 딴짓하지 않는 대통령이 나라를 이끌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민수빈(13·청주 비봉초)양은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올바른 판단과 아직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의 진상규명을 밝히기 위해 촛불을 들어야한다”며 "우리는 우주의 기운이 아니라 촛불의 기운으로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근(30·청주)씨는 “국민들의 힘으로 대통령을 탄핵시켜 다행스럽다”며 “차기 대통령은 꼭두각시가 아닌 자기 주관이 뚜렷해야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도청, 상당공원, 육거리시장을 거치며 성안길 일대 3㎞ 거리를 행진한 후 해산했다. 지역 문화계는 횃불을 들고 참여했다.
충북비상국민행동 관계자는 “국회 탄핵 가결로 이어진 촛불의 승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헌법재판소가 상식적이고 정의로운 판결을 내리도록 지속적으로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주=글 사진 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