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에서 철거업체의 실수로 멀쩡한 집을 부수는 사고가 벌어져 한 남성이 순식간에 노숙자 신세가 돼버린 사건이 벌어졌다.
9일(현지시간) 호주 페어팩스 미디어에 따르면 사업가 스티브 발라스는 지난 7일 외출한 사이 이웃으로부터 시드니 뱅크타운에 있는 자신의 집이 철거되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발라스는 처음에는 이웃의 전화가 그를 골려먹기 위한 장난인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자신의 집이 부서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서둘러 돌아왔지만, 이미 그의 집은 잔해만이 남아있었다.
발라스는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며 “소식을 듣고 달려온 철거업체 사장도 아무 말도 못하고 잔해와 나를 번갈아 쳐다보기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업체 사장에게 이제 와서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아무도 안 다쳐서 다행이라고 말했다”며 “언젠가는 웃을 만한 이야기”라며 낙관했다.
그는 이어 “업체가 보상을 해주려고 할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그 집은 아들을 위해 사둔 것이었는 데 사라져서 아쉽다”고 말했다.
철거업체 '다니엘즈 데몰리션'이 이런 실수를 한 것은 도로명이 잘못 표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철거업체는 인부들에게 마리온 스트리트 200번지를 철거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발라스의 집이 있는 인근에는 번지수가 하나씩 밀려서 표기돼 있었다. 즉 그의 집은 198번지이지만 우체통에는 200번지라고 써 있던 것이다.
다니엘즈 데몰리션의 사장은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고”라며 “앞으로 인부들이 공사 전에 집 주인을 직접 만나 확인하는 등 이런 사고가 또 나지 않도록 만반의 절차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발라스의 집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아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발라스는 15년 전 매입한 그 집에 살 임대인을 찾고 있던 중이었다.
유명렬 기자 mryoo@kmib.co.kr
헷갈린 도로명 주소에...호주서 철거업체 실수로 멀쩡한 집 '와르르'
입력 2016-12-10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