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총 논평 "촛불의 힘은 민주주의·헌정질서 수호하려는 국민들의 뜨거운 열망 표현"

입력 2016-12-10 09:40 수정 2016-12-10 09:43
고시영 목사

세계한국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대표회장 고시영 목사·사진)는 9일 '헌정사상 두 번의 탄핵가결을 바라보며'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한국교회와 함께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세기총은 논평에서 "거리와 광장에서 표출된 촛불의 힘은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수호하려는 국민들의 뜨거운 열망의 표현"이라며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양심에 따라 정의를 선언해야 하는 최고위 법관임과 동시에 이 땅의 국민이기에 모든 국민의 뜻을 확인하는 가운데 국가적 안정을 찾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이다.

논평
헌정사상 두 번의 탄핵가결을 바라보며 

오늘(9일)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사상 두 번째 탄핵인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 통과되는 현장을 바라보았다. 오늘 진행된 본회의는 "대통령의 탄핵은 헌정사의 비통한 역사"라고 자책하며 과거 탄핵 때와는 달리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것을 보았고, 전 세계 언론에 보도되어 지는 우리나라의 자화상을 바라보며 국민으로서 깊은 자괴감과 수치, 그리고 비통함을 감출 수가 없다.

이제 탄핵안이 가결됨에 따라 박 대통령의 직위와 예우는 그대로 유지될지라도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최종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직무대행으로서 역할을 하게 됐다. 

황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군통수권, 계엄선포권, 조약체결․비준권 등 헌법과 법률상의 권한을 위임받아 국정운영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탄핵소추안 가결된 9일 박근혜 대통령이 위민관에서 마지막 국무위원 간담회를 주재하기 위해 자리로 다가가고 있다.왼쪽은 대통령 직무대행인 황교안 총리. 사진기자협회 제공

그러므로 권한 대행 체제일지라도 황 총리는 국정을 하루빨리 안정화시키고 경제회복을 위해 힘쓰며 국내외의 안보 및 보안에 어떠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도록 만방의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소홀히 한다면 탄핵 정국보다 더 위험하고 엄중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은 자명한 것이다.

금년 하반기는 탄핵 정국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정치계, 경제계, 스포츠계, 문화계, 종교계 할 것 없이 최순실과 연관된 모든 분야가 폭탄을 맞은 분위기 같이 되었고 식물인간과 같이 마비되었다. 이런 가운데 민생은 외면되고 대한민국은 한겨울의 추위와 같이 얼어붙고 있다.

이제 국회는 민생을 살리고 경제 살리기에 힘쓰기를 강력히 요청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권력분산, 견제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를 촉구한다.

거리와 광장에서 표출된 촛불의 힘은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수호하려는 국민들의 뜨거운 열망의 표현이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양심에 따라 정의를 선언해야 하는 최고위 법관임과 동시에 이 땅의 국민이기에 모든 국민의 뜻을 확인하는 가운데 국가적 안정을 찾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공동체성과 민주법치 질서의 유지를 위해 헌법재판소의 권위와 결정은 존중되어야 하고 그 판결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모든 사회구성원들에 의해 존중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아울러 여야 정치권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하고 자신들의 당파적 이익만을 앞세워 상대방을 배제하는 분열적 정치행태를 지양하고, 새롭고 성숙된 정치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당부한다.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는 작금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모든 한국교회와 함께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회개한다. 전 세계에 흩어진 750만 디아스포라 해외동포와 함께 대한민국을 염려하며 국민들을 위로하고 기도한다. 

특히 12월 성탄의 계절에 시대의 아픔을 위로하고 낮은 곳으로 임하신 성탄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소외되고 병든 이웃, 가난하고 억울한 이웃을 위해 섬기고 나누기를 소망한다.

사단법인 세계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고시영 목사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