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WKBL) 청주 KB스타즈가 최근 4연패로 공동 5위까지 추락했다. WKBL에 6개 팀이 있으니 결국 최하위인 셈이다. 농구에선 ‘골밑을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KB는 올 시즌 6개 구단 중 가장 적은 리바운드 숫자를 기록 중이다. 발등 인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195㎝의 신인센터 박지수가 더욱 보고 싶은 이유다.
KB는 9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WKBL 정규리그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경기에서 65대 81로 완패했다. 8패(4승)째를 기록한 KB는 신한은행에게 공동 5위 자리를 허락했다.
일단 리바운드 싸움에서 졌다. 신한은행이 33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낸 반면 KB는 22개에 그쳤다. 골밑 싸움에서 압도를 당하니 내외곽 공격이 모두 폭발한 신한은행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KB는 올 시즌 12경기에서 총 462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경기당 평균 38.5개인 셈이다. 이는 6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수치다. 12연승으로 독보적인 1위를 질주 중인 우리은행은 525리바운드(경기당 평균 43.75개)를 기록했다.
약한 골밑에 저조한 3점슛 성공률은 KB의 발목을 잡고 있다. KB는 ‘양궁농구’라 불릴 정도로 외곽슛에 강점이 있는 팀이었다. 올 시즌 상황은 전혀 다르다. 12경기에서 팀 3점슛은 65개로 가장 적다. 3점슛 성공률 역시 25%밖에 되지 않는다.
KB의 3점슛은 이날 신한은행전에서 총 16개를 시도해 단 4개만 림을 갈랐다. 그에 반해 신한은행은 무려 12개(63.2%)의 소나기 3점슛을 퍼부었다. KB는 강점으로 치부됐던 3점슛 성공률이 떨어진데다 리바운드까지 부족하니 상대팀에게 역습을 하기 딱 좋은 기회를 주게 된다.
이쯤 되면 박지수의 복귀가 간절한 KB다. U-18 여자농구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지난달 21일 팀에 복귀한 박지수는 발등 부상 탓에 반깁스를 해야 했다. 현재 러닝훈련을 할 수 있을 만큼 회복했다. 그러나 아직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아무리 특급신인이라지만 프로 코트와 팀에 녹아들 시간이 필요하다.
박지수는 아주 빨라도 14일 용인 삼성생명과의 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다. 하지만 몸 상태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프로 데뷔 전 무리한 강행군 탓에 부상을 당했던 터라 경기 출장을 결정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단독 최하위로 추락할 위기에 놓인 KB에 골밑을 든든히 지켜줄 ‘리바운더’의 등장이 절실히 필요하다. 갑자기 박지수 만한 능력을 지닌 센터가 하늘에서 뚝 떨어질 일은 없다. 박지수가 데뷔전에 나설 때까지 나머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하며 ‘잘’ 버티는 수밖에 없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