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척의 상징' 미국 첫 우주비행사 존 글렌 별세

입력 2016-12-09 17:46
우주복을 입은 젋은 시절의 존 글렌. AP뉴시스

미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존 글렌 전 상원의원이 8일(현지시간) 고향인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제임스 암병원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 향년 95세.

전투기 조종사로 2차대전과 한국전에서 무공을 세운 글렌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유인우주선 발사 계획인 ‘머큐리 프로젝트’에 발탁, 1962년 2월 20일 캡슐형 우주선 프렌드십 7호에 승선했다. 4시간55분 동안 지구 궤도를 3바퀴 선회하며 미국 역사상 첫 우주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구소련 유리 가가린에 10개월 뒤진 기록이다.

우주개척 시대의 상징으로 큰 인기를 얻은 글렌은 74년 정계에 입문한 이후 핵무기 확산 방지와 방사성 폐기물 처리에 앞장섰다. 오하이오주에서 연방 상원의원을 4선 역임하며 84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다. 98년 정계 은퇴를 앞둔 글렌은 또 한번 도전에 나섰다.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지구 궤도에 올라 최고령(77세) 우주비행사로 기록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우상을 잃었다. 글렌은 우리를 화성 너머로 이끌 과학자, 기술자, 우주비행사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추모했다. 2012년 글렌은 미국 최고 영예 훈장인 대통령 자유메달을 받았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