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양과 질의 시대에서 격(格)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대한민국 품격이 높아지길 원하는 바람을 책에 담았습니다.”
환자가 아닌 병원을 진단하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김진영 교수는 자신의 저서 ‘격의 시대’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저서에서 “대부분의 산업 발전단계는 양의 시대, 질의 시대, 격의 시대로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양의 시대를 지나 질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질과 격의 변곡점에 있다. 하지만 이전의 성공에 심취해 시대의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고,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은 선진국으로 올라서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격의 시대로의 준비가 아직은 미흡하다는 이야기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단순히 소득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격을 갖추고 무게중심을 인간에게 둔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꾸로 말하자면 격을 갖추지 않은 미래는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요즘 우리나라를 관통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며, 각자의 자리에서 필요한 격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을 때 얼마나 심각한 상황이 연출되는지 똑똑히 경험하고 있다.
국가나 기업이 갖추어야 할 격과 개인들이 갖추어야 할 격은 서로 다른 목표를 지향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결국 요구하는 격은 하나이다.
바로 인간이다.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은 ‘격’을 갖춘다는 것이고, 격을 갖춘다는 것은 바로 ‘인간’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시대의 흐름에 맞춰 ‘격’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고 왜 지금 ‘격’이 필요한지를 설명한다.
또한 산업 전반에서 ‘격’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여 성공한 기업에 녹아 들었는지를 다양한 사례로 보여준다. 오랜 기간 서비스 현장에서 근무한 저자가 생각하는 품격 경영과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그동안 경험한 것을 토대로 가치있는 ‘격’을 갖추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신동엽(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서평에서 “이 책은 최근 몇 년간 읽은 경영 서적들 중 국 내외를 통틀어 단연 최고의 걸작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21세기 창조사회는 ‘격의 시대’다. 이 책은 21세기 격의 시대를 향한 끝없는 탐구의 기록으로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 주제에 관해 이제까지 출간된 모든 책을 통틀어서 단연 최고의 역작이다. 이런 면에서 분야나 영역에 상관없이 21세기 창조사회를 선도하고자 하는 모든 개인, 조직 그리고 국가의 리더들은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질을 넘어 격의 시대가 온다”고 주장하는 ‘격 닥터’ 김 교수는 정통 삼성맨 출신으로 1989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중공업 기획실, 삼성 회장비서실 인력개발원, 삼성경제연구소 인력개발원, 삼성전자, 호텔신라 등에서 인사교육전략수립과 현장적용을 총괄한 HR전문가다.
김 교수는 호텔신라 서비스 드림팀을 창단해 호텔 품격서비스의 원형을 보여주었고, 차병원그룹 차움의 최고운영총괄을 맡아 의료 서비스 분야에도 품격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신세계 조선호텔의 최고재무총괄 겸 웨스틴조선호텔부산 총지배인을 역임하면서 품격 서비스 혁신을 현장 실천한 서비스 디자인 전문가이자 명강사다.
현재 연세대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과 교수 겸 세브란스병원 창의센터장으로 근무하면서 의과대학과 병원 교직원을 대상으로 환자경험을 통한 혁신과 품격 서비스를 주문하는 등 병원과 기업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영인미디어·1만5000원)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