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폭락과 사고위험에 갈치조업과 방어·부시리 조업에 나서는 제주지역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 EEZ(배타적 경제수역)내 갈치조업 허가가 나지 않아 근해연승어선들이 722㎞ 떨어진 대만 해역까지 내려가 갈치조업을 하고 있는데다 최근 방어 부시리 어획량 증가로 가격이 전년 대비 50%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일본에서 열린 ‘2016년 어기(2016년 7월1~2017년6월 30일) 한·일 어업협상' 결렬로 지난 7월 1일부터 도내 150척의 근해연승어선들이 일본의 EEZ에서 갈치 조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어민 김모(55)씨는 “일본의 EEZ에서 잡히는 갈치는 국내 전체 갈치 어획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며 “근해연승어선들이 살기 위해 동중국해인 대만해역까지 내려가 갈치 조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한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밖 동중국해 공해 상에서 조업 중이던 제주 서귀포 선적 갈치잡이 근해연승어선이 전복돼 선장을 포함 선원 4명이 실종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여기에다 겨울철 효자노릇을 했던 방어·부시리까지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어민들을 이중삼중의 고통으로 내몰고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인근에는 방어·부시리 어장이 형성되면서 풍어를 이루고 있지만 다른 지방에서 잡힌 방어까지 유입되면서 가격은 이미 반토막 난 상태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하루 평균 320여 마리 정도 어획되던 방어는 올해 하루에만 1500마리 이상이 잡혀 모슬포수협에 위판되고 있다.
대방어의 경우 지난해 11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는 기준 시세가 4만5000원으로 떨어져, 지난해 대비 4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1만2800원에 팔리던 부시리도 올해는 지난 5일 기준 7000원까지 떨어졌다.
제주도는 방어·부시리 가격하락에 따른 자구책으로 10∼11일 양일간 모슬포수협위판장에서 방어·부시리 소비촉진 및 시식행사를 진행한다.
도 관계자는 “올 연말은 전국적인 소비부진과 방어 부시리 가격 하락 등으로 어민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어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청정 제주 수산물 소비촉진 행사와 홍보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가격폭락과 사고위험에 제주 갈치·방어잡이 어민들 ‘한숨’
입력 2016-12-08 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