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이 8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담은 책 '오만과 무능-굿바이, 朴의 나라'를 출간했다. 전 전 의원은 한때 '박근혜의 입'으로 불리던 친박근혜 인사였으나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와 갈라선 뒤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이번 책은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으로 이어진 현 시국을 예견했던 자신의 생각을 고스란히 담았다. 한나라당 대변인, 최고위원을 거치며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최순실 게이트 같은 국정농단, 정치와 재벌의 밀월, 검찰과 국세청을 내세운 공포 통치, 주술정치 등을 지적한다.
전 전 의원은 이번 책 출간과 관련한 소회를 지난 7일 페이스북에 남겼다. 그는 "다른 책들과 달리, 제게는 큰 의미가 있다. '써야만 한다'는 생각에서 쓰고 또 썼지만 저는 스스로에게 의문부호를 보냈다. '이 책이 과연 세상 햇빛을 볼 수 있을까?'하는…"이라며 그간의 과정을 회고했다.
이어 전 전 의원은 "박근혜 권력의 본질을 알았기에 저는 지난 4년 참 힘들고 무서웠다"며 "박근혜 권력은 청문회에서 본 것처럼 재벌은 물론 검찰, 경찰, 사법부 그리고 보이지 않는 어둠의 권력까지 총동원하는 무시무시한 속성을 지니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이 책을) 썼다"며 "무능과 오만으로 압축되는 박근혜 대통령, 후세 사학자들은 그녀에게도 단 하나 눈부신 공적은 있다고 기록할 것이다. '박정희 패러다임' '영남 패권주의' '정경 유착'을 종식시킨 업적"이라고 강조했다.
전 전 의원은 또 이날 채널 A '뉴스특급'에 출연해 박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최순실 씨가 약물로도 꼼짝 못하게 했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그는 "최순실은 여성이라는 장점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 옆에서 모든 것을 챙겨주면서 무능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 사람이 아니면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었을 것"이라며 "지금 생각하니 약물로도 꼼짝 못하게 했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추측이지만"이라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박 대통령과 최 씨의 인연에 대해서는 "부친을 잃은 후 청와대에서 나온 자신을 고 최태민이 둘러싸듯이 챙겨주면서 시중을 들었다. 그런 사람의 딸이기 때문에 끊지 못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