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 처음으로 머리의 비듬을 일으키는 병원성 유전자를 찾아냈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이양원 교수와 중앙대 시스템생명공학과 정원희 교수팀은 비듬을 일으키는 진균(곰팡이균)인 '말라세지아'의 유전체(게놈)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8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Mycoses' 온라인판 최신호에 발표됐다.
비듬은 지루성 피부염의 일종으로 유병률이 약 50%에 달하는 만성피부 질환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발생 빈도가 높다.
말라세지아는 대표적인 비듬 유발균으로 다른 병원성 진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피의 피지를 분해하는 효소 유전자를 많이 갖고 있다. 말라세지아는 이 과정에서 나온 피지 분해 부산물을 이용해 두피 상피세포층을 파괴하고 각질층을 비정상적으로 촉진시켜 비듬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56명의 한국인 비듬 환자 두피에서 말라세지아 진균을 분리해 국내 처음으로 게놈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 중 두피에서 가장 많이 발현되는 말라세지아 진균의 지질분해 효소 유전자들의 발현 양상을 확인했으며 병원성에 가장 기여가 클 것으로 예측되는 유전자를 발굴해 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진균과 두피 사이의 상호 작용을 이해하고 비듬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면서 "말라세지아는 비듬 뿐 아니라 아토피 피부염 등과도 관련있는 만큼, 다른 피부 질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