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을 파헤치기 위한 국회 청문회는 발뺌, 변명, 불출석으로 농단당했습니다. 최순실 청문회인데 정작 최순실씨는 청문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교묘하게 법을 악용해 출석하지 않았죠. 그나마 얼굴을 보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책임 회피만에 급급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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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청문회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최순실씨의 유착관계를 방증하는 증언들이 잇달아 공개됐습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입에서 나온 증언입니다. 우 전 수석 발탁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라고 했죠. 우 전 수석의 승진도 박 대통령이 지시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엉뚱한 이유로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습니다. 혹시 새누리당 친박계에 침투한 X맨 아니냐는 겁니다. 김 의원이 없었더라면 최순실씨는 사법적 단죄를 피했을지 모릅니다. 그가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덕분에 최씨의 태블릿PC가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될 수 있습니다.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말은 촛불집회의 좋은 동력이 됐죠.
지난 토요일 청와대에서 100m 떨어진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시민들은 경찰 차벽을 향해 국화 수십 송이를 던졌습니다. ‘민주주의가 죽었다’고 외쳤죠. 가로막는 경찰에게 항의한 겁니다. 청와대를 등진 채 촛불을 바라봐야 하는 의경들의 속마음은 어땠을까요.
고승욱 선임기자 swk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