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걷는 모습 또한 제 각각이다. 유달리 다리를 모으고 걷는 사람, 팔자로 걷는 사람, 구부정하게 걷는 사람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이러한 원인은 다리 모양이나 걷는 모양이 달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발에 통증이 있으면 걸음걸이가 불편하듯이 우리 몸의 신체 일부분 중 한 곳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걸음걸이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걸음걸이가 지속된다면 ‘척추 전방 전위증’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척추뼈 뒷부분에는 고리처럼 생긴 관절 돌기가 있어 위쪽과 아래쪽의 뼈를 연결하고 붙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관절 돌기가 손상을 입거나 퇴행성 변화가 생겨 앞쪽의 디스크까지 함께 약해진 경우 위의 척추뼈가 앞으로 서서히 미끄러지면서 척추 전방 전위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척추 전방 전위증이 발생하면 오래 걸을수록 허리 통증이 심해지고, 앉았다 일어설 때, 허리를 펼 때 특히 통증이 심하다. 증상이 심하면 잘 때 돌아눕다가 아파서 깨기도 하고, 신경을 자극하여 다리까지 통증이 이어져 걸음을 뒤뚱뒤뚱 걷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걸음걸이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면 증상은 이미 상당 부분 악화된 상태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야기할 수 있어 서둘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척추 전방 전위증은 단순 방사선 검사(X-ray)로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척추관협착증이 동반되어 엉치에서 다리나 발까지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자기공명 영상(MRI)을 통해 정밀하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뼈의 어긋난 정도가 경미하면 약물 및 운동 치료, 비수술 치료를 통해 통증을 줄이거나 질환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통증이 매우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데, 대표적인 방법으로 ‘최소침습 척추유합술’이 있다.
금천구에 위치한 서울바른세상병원 배장호 원장은 “최소침습 척추유합술은 불안정한 척추뼈에 나사를 삽입하여 연결하고 골이식을 하여 고정시키는 수술 방법을 말한다”면서 “기존의 수술 방법은 절개 부위가 크기 때문에 근육 손상이 많고, 출혈이 많으며,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었으나, 이러한 단점을 개선한 것이 바로 최소침습 척추유합술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 원장은 “X-ray 투시기를 이용하여 금속 나사를 삽입하므로 피부 절개는 1cm 정도 밖에 필요하지 않아 근육 손상이 적고, 수술 후 허리 통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낮다. 또한, 출혈과 수술 시간도 단축되어 전신 마취 없이도 수술이 가능하므로 고령의 환자들도 안전하게 수술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척추 전방 전위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허리에 자극을 주는 동작은 피하고, 운동을 통해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갱년기 이후 여성들은 일상생활이나 가사노동을 할 때 허리를 굽히거나 오래 서 있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또한, 요즘같이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는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해야만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