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수사에 앞서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특검 출범 7일째(12월 6일 화요일)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 파견검사 첫 회의=윤석열 수사팀장을 비롯한 10명의 파견검사들은 오전 서울 반포동 법무법인 ‘강남’을 찾아 박 특검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특검보 4명은 어제 박 특검과 상견례를 한 바 있습니다.
파견검사들은 1시간가량 회의를 했습니다. 파견검사 중 한동훈(43·27기)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은 회의를 마치고 나와 “이번 사건이 중요한 일이란 걸 저희 파견검사들이 다 알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윤 수사팀장과 2013년 국가정보원 정치·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함께 수사한 이복현(44·32기) 춘천지검 검사는 “잘 하겠다”고 짧게 말했습니다.
박 특검은 오전 취재진에게 검찰의 수사기록 사본을 오늘 중 넘겨받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2만쪽에 달하는 수사기록=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기록은 무려 2만쪽에 달한다고 합니다. 1톤 트럭 1대분이 넘을 정도의 방대한 분량입니다.
특검팀은 이를 모두 넘겨받았습니다. 수사기록은 특검이 앞으로 수사할 기초자료가 됩니다.
# 제3의 장소에서 기록 검토=특검팀은 수사기록 검토를 시작했습니다. 대치빌딩 특검 사무실이 아직 완성되지 않아 특검보와 파견검사들이 제3의 장소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3의 장소가 도대체 어디일까요. 박 특검은 오후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아직 장소를 알려드리긴 그렇습니다”라며 비밀에 부쳤습니다.
브리핑 내용은 이렇습니다. 파견을 요청할 수 있는 검사 20명 가운데 나머지 10명에 대해서도 법무부와 검찰에 추가로 요청했다, 특별수사관 40명 충원을 위해 대한변호사협회와 대한법무사협회에 적격자 추천하도록 공문을 보냈다, 사무실 공사는 어제 밤부터 시작됐고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된다면 12월 13일 화요일쯤 입주가 가능하다, 뭐 이런 내용입니다.
# 대변인은 판사 출신 이규철 특검보=박 특검은 브리핑을 계속했습니다. 아직 조직체제가 정비되진 않았지만 특검팀 대변인으로는 판사 출신의 이규철 특검보를 선정했다고 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언론을 상대로 정례브리핑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답니다.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가 시작됐는데 오늘 청문회에 나온 재벌 총수들의 답변 내용도 지켜보고 있다고 합니다. 미르·K스포츠재단을 위한 대기업의 기금 강제출연이 뇌물죄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초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총수들 발언이 중요합니다.
박 특검은 “수사 실체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청문회에 관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검이 출범한 지 벌써 일주일이 흘렀습니다.
박정태 선임기자 jt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