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을 교회의 주요 노동력, 교회성장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교회의 주체가 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상임대표 강경민 목사)이 5일 저녁 서울 강남구 논현로 서울영동교회에서 개최한 ‘무너지는 한국교회 현장, 길은 있는가’라는 제목의 연속포럼에서다. 포럼은 ‘교회를 버린 청년, 청년을 버린 교회’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발제자 이원석 작가는 “교회가 바라보는 청년은 사회가 바라보는 청년과 동일하게 보인다”며 “청년의 봉사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청년을 주로 노동자원으로만 보는 교회의 시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한 이 작가는 2008년부터 중앙대 박사과정에서 문화이론을 공부하고 있다. 최근 ‘공부하는 그리스도인’ ‘공부란 무엇인가’ ‘거대한 사기극’ 등을 출간했다.
실제로 많은 교회의 청년들은 교회학교 교사와 주차 안내, 주보 접기 등 교회 내 봉사와 해외선교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작가는 “현재 한국교회 청년부의 80%이상이 10~20명 이하의 대학생과 청년들로 구성돼 있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다수 교회는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그나마 ‘일당백’ 청년들 덕에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바쁜 직장생활로 스트레스를 받는 청년들은 교회에서도 많은 헌신을 요구받아 지쳤다고 하소연한다”고 덧붙였다.
이 작가는 청년을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고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에게 일을 맡겨야 돌아가는 구조라면 교회 구조를 바꿔야 할 것”이라며 “청년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청년과 어른들이 ‘부채탕감운동’ 등을 함께 전개하며 소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독서모임’을 통해 기성세대가 청년과 소통하며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작가는 “교회의 청년 문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구세대와의 비뚤어진 관계가 청년 이탈문제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청년은 가르침의 대상이 아니라 대화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