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월드비전에서 만난 오취리는 달변가였습니다. 1시간이 넘도록 인터뷰를 하는데 어찌나 말을 잘 하던지 그에게 점차 빠져드는 것만 같았습니다. 인터뷰 도중 제가 받아친 원고를 지금 다시 보니 원고지로 무려 29매나 되는군요.
인터뷰를 진행한 월드비전 1층 공간에는 애초 저와 오취리, 월드비전 이지혜 과장과 오취리 매니저 등 4명만 있었는데요. 인터뷰가 끝날 즈음에는 어느새 월드비전 어호선 마케팅 부문장 등 예닐곱 명의 직원들이 와 있었습니다.
이들은 오취리의 다음 일정을 위해 미리 오셨다고는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다들 오취리의 한마디 한마디를 경청하며 박수를 치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등 귀를 기울이고 있더군요. 성실하고 겸손한 오취리의 화법은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인터뷰 장은 마치 작은 콘서트장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사실 오취리는 키도 184㎝로 훨칠하고 어깨도 떡 벌어진데다 얼굴도 엄청 작았습니다. 인터뷰하는 날 멋진 페도라도 쓰고 왔는데 모델 못지않더군요. 인스타그램을 보면 모델같은 오취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취리와 인터뷰를 마치고 전화번호를 나눴습니다. 그의 휴대전화 뒷 번호는 예상하셨겠지만 그의 이름을 딴 ‘3572’이었습니다. ‘번호가 너무 근사해 한국을 떠나지 못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는데요.
인터뷰를 마치고 몇 가지 확인할 게 있어 오취리와 카톡을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오취리는 카톡도 성실하고 겸손하게 답변했습니다. 이모티콘도 잘 쓰더군요.
‘안녕하세요. 잘 들어가셨어요?? 저도 오늘 인터뷰 아주 재미있어요. 좋은 기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
그의 카톡 대화명을 보니 역시나 ‘GOD'S SON’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그의 신념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오취리는 아직 여자친구가 없다고 했습니다. 가나에서는 지금이 결혼 적령기라 목사인 아버지의 재촉도 간혹 있다고 하더군요.
“아버지가 전화를 할 때마다 은근히 결혼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는 눈치를 주시고 있어요. 가나도 한국이랑 비슷해요. ‘천천히 생각해. 그런데 빨리 하렴’이라고 말이죠. 하하하”
결혼의 압박을 받는다는 오취리는 언젠가 꼭 가나로 돌아가 가나를 위해 헌신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당장은 아니겠죠?
오취리는 성경구절에서 마가복음 12장 30~31절(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과 예배소서 6장 1~3절(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영어로 그 구절을 읽는데, 와~ 정말 목소리가 멋지더군요. 독자님들께 들려드릴 수 없어 안타깝네요. 오취리는 가나에 있을 때 성경외우기 경연에도 나갔던 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국민일보의 오취리 기사에 큰 호응이 이어졌습니다. 페이스북 해당 게시물은 게시 하루 동안 도달수 15만, 좋아요 2000개, 공우 270건 등이 이어졌는데요. 전 개인적으로 “오취리 멋져요. 오취리를 만나 행복합니다. 이제 가나 초콜릿보다 더 유명한 사람 되시길!”이라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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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