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문래근린공원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을 훼손한 용의자가 인터넷에 기사를 올려 “흉상을 녹여 김재규 흉상을 만들지 않은 것에 안도하라”며 범행을 시인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의 얼굴과 계급장 가슴 등에는 붉은색 락카로 칠해져 있고, 흉상 아래 1.8m 높이 기둥에는 붉은색 락카로 '철거하라'와 '5·16혁명 발상지'라고 쓰여있다.
다음날인 5일 오후 인터넷 오마이뉴스에 최황씨가 '박근혜 탄핵 5일 앞두고 박정희 흉상에 붉은색 락카를 칠했습니다'라는 기사를 올려 자신이 흉상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이 "경제발전을 빌미로 수많은 비민주적 행위와 법치를 훼손한 인물"이자 "한국 사회에 '빨갱이'라는 낙인효과를 만들어낸 악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는 우리 사회 스스로 이런 사실을 스스로 고백하고 고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락카칠을 한 이유를 밝혔다.
박정희의 흉상은 1960년 516 쿠데타를 모의한 6관구 사령부(수도방위사령부의 전신)에 세워졌다.
박 전 대통령 흉상이 훼손된 것은 지난 2000년 11월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에는 민족문제연구소 등 관계자 20여명이 흉상을 밧줄로 묶어 철거했다가 복구된 바 있다.
경찰은 흉상을 훼손한 사람에게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