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깊은 집, 나환자의 자녀들

입력 2016-12-05 10:26

[근현대 한국기독교사진백과(1)] 1918년 부산 감만동 ‘나환자들의 건강한 자녀의 집’ 모습이다. 1910년 한국 선교를 위해 부산에 들어온 제임스 노블 맥켄지(1865~1956) 선교사와 호주 해외선교임시협의회는 부산 감만동 구 부산외국어대 일대에 나환자촌을 세웠다.
한센씨병으로 불리는 나병은 성경에서도 그렇듯 가장 흉측한 병으로 인식되어 환자는 물론 그 가족까지 천대를 받았다. 환자의 자녀들은 온전하였음에도 사회적 차별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에 맥켄지 선교사 부인 메리 켈리 맥켄지(1880~1964)는 감만동 나환자촌 인근에 아이들과 함께 하는 공동체를 세웠다. 한옥 툇마루 아래와 위로 나환자 자녀, 그리고 이들의 보모로 보이는 성인 남녀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자녀의 집’ 마당 가운데 두레박 우물이 눈길을 끈다. 아이들은 호주 선교사 부부의 정성스런 보살핌을 받아 신앙인으로 성장했다.

전정희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