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후 발행 우표·포스터로 보는 시대상…국가기록원 홈피에서 공개

입력 2016-12-05 12:00
광복 직후 발행된 우표들. 국가기록원 제공

우표와 포스터는 그 시대를 담은 거울이다.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정부 시책이나 주요 행사를 홍보하는 대표적인 시각자료여서 그 시대 국가 현안과 사회상을 살펴볼 수 있는 창(窓)이다.
1945년 해방이후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우표와 포스터를 온라인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기록원이 소장하고 있는 우표와 포스터를 국민들이 쉽게 검색해 이용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www.archives.go.kr)를 통해 공개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에 소개된 우표 관련 자료는 1945~2005년 발행된 5716장이다. 우표 외에 우표의 발행일・금액・발행 매수・도안자(디자이너) 등의 내용이 들어 있는 우표발행대장도 볼 수 있다.

기록원은 이용자들이 우표를 쉽게 볼 수 있도록 194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분류했다. 발행일에 맞춘 ‘오늘의 우표’ 코너도 마련했다.

1946년 5월 발행된 ‘해방조선 기념우표’(6종)은 광복 후 처음으로 발행된 우표다. 태극문양과 태극기를 그려넣은 이 우표는 이름이 지금과 달리 오른쪽부터 시작된다. 특히 태극기를 들고 있는 가족의 모습에서 해방의 기쁨과 희망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해방일주년 기념’(1946년 8월), ‘조선항공우표’(1947년 10월), ‘올림픽참가 기념’(1948년 6월), ‘국회개원기념 조선우표’(1948년 8월) 등 광복 후 3년간 발행된 우표들에는 ‘조선우표’란 이름이 쓰였다. 그러다 1948년 8월 발행된 ‘헌법공포 기념우표’부터는 ‘대한민국우표’라는 명칭이 사용됐다.

위인들의 초상을 담은 우표들도 있는데 해방 후 최초의 역사인물 우표는 1947년 발행된 이순신 장군과 독립운동가 이준 우표다.

보통우표로 나라를 상징하는 무궁화와 한반도 지도를 비롯해 금관, 첨성대, 독립문 등의 유물을 소재로 한 우표도 등장했다. 1954년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라고 밝힌 보통우표 3종(3000만장 발행)이 눈길을 끈다.

1960~70년대는 산업화・민속・동화・명화・자연보호 등 시리즈 우표가, 1980년대 이후에는 올림픽・월드컵 등 국제 스포츠대회와 새천년 관련 우표가 발행됐다.

1970~80년 제작된 포스터들. 국가기록원 제공

포스터는 호소력 있는 간결한 내용과 이미지로 만들어져 동시대의 사회·문화 등을 엿볼 수 있는 기록물이다.국가기록원은 이번에 국세청·경찰청·산림청·환경부 등 150여 개 기관에서 제작한 포스터 1132장을 1971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단위로 분류해 소개한다.

1969~2006년까지 따뜻한 보금자리에 대한 꿈을 꾸게 했던 주택복권 포스터(1971), 1950~70년대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범국민적 운동으로 펼쳐졌던 ‘작은 불도 크게 보고 꺼진 불도 다시보자’(1977) 포스터가 있다.

1960~90년대 국가적 산아제한 정책을 보여주는 ‘축복 속에 자녀하나 사랑으로 튼튼하게’(1983), 1990년대 음식물 분리수거와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를 강조하는 ‘돈이라면 남기시겠습니까? 음식쓰레기 한해 8조원’(1997) 등도 시대상을 드러내는 포스터들이다.

자연보호를 강조한 ‘자연 속에 사는 우리 보호하고 보호받자’(1980), 에너지 절약 동참을 호소하는 ‘아껴쓰자 에너지’(1981), 교통안전을 홍보한 ‘안전띠를 맵시다’(1986), 금연 실천을 독려하는 ‘아빠의 금연, 가족의 행복’(1998) 등 캠페인용 포스터도 눈길을 끈다.

이상진 국가기록원장은 “지난 60여년의 일상생활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우표와 포스터가 우리의 역사와 시대정신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