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박근혜 대통령 서커스 멈추고 사퇴해야”

입력 2016-12-04 19:12 수정 2016-12-04 22:59
'왜 박근혜는 사퇴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이코노미스트 기사. 이코노미스트 캡처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6주 연속 벌어졌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3일(현지시간) “시위에 수백만명이 모였고, 대통령 지지율은 4%에 불과하다”며 “국민은 대통령에게 진절머리가 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국가를 위한다면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박 대통령이 재기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기사에서 “회복 가능성이 없다. 조금이라도 명예를 지키고 싶다면 서커스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가 시기와 방법을 정해주면 퇴진하겠다고 내건 ‘조건(terms)’은 “지연 전략으로 의심된다”고 평가했다. 이는 “(국민의) 고통만 연장하고 끝이 날 것이다”고 내다봤다.

시위가 거듭될수록 규모가 커지는 원인을 분석하기도 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한국의 대규모 집회 왜 계속되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 대통령의) 통치 방식은 검찰과 정보기관을 통한 강권적 방식”이라며 “대국민 담화를 3번 발표했지만 한 번도 야당과 협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최대 규모의 촛불이 한국 거리를 뒤덮었다’는 기사에서 국민이 3차 담화에 더욱 격분해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해석했다. AFP통신은 시위에서 퇴진 요구를 넘어 체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늘었다고 전했다.

시위를 한국적 특성으로 보기도 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전날 “시위의 물결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시위를 ‘김치만큼이나 한국적’이라고 표현했다. 현상 이해를 위해선 한국 현대사를 봐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한국이 식민지에서 군사독재를 거쳐 불완전한 민주주의로 이행한 중심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