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촛불집회 "박근혜는 깜빵으로 김진태는 옆빵으로"

입력 2016-12-03 19:11 수정 2016-12-03 19:18
3일 춘천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횃불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민 2만여명이 3일 새누리당 김진태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촛불을 밝히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김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강원행동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는 문화공연과 촛불행진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문화행사에 참여한 뒤 오후 6시 행사장에서 출발, 인근 도로에서 행진을 하고 다시 집회장소로 돌아왔다. 이어 행사장에서 문화행사를 이어갔다.

특히 촛불행진에서는 20여명의 농민들이 주축이 돼 성난 시민들의 마음을 표현하는 횃불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횃불을 든 이재욱(57)씨는 “시민들이 한 달 이상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을 들었는데 박근혜는 퇴진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촛불이 횃불로 바뀌고 있고, 시민들의 분노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의미를 담아 횃불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춘천 촛불집회가 열린 3일 김진태 의원 사무실 앞에 박근혜 대통령과 김 의원의 사진이 나란히 놓여 있다.

집회가 김 의원의 사무실 앞에서 열린 것은 김 의원이 최근 잇따라 촛불집회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촛불은 촛불일 뿐이다. 결국 바람이 불면 다 꺼지게 돼 있다. 민심은 언제든 변한다”고 말해 민심을 자극했다.

그는 또 지난달 23일 춘천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반대 집회에 대해 “애국시민이 있어 대한민국엔 희망이 있다”고 자신의 SNS에 밝히기도 했다.

남춘천중 1학년 김정민(14)군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김진태 의원의 사퇴를 바라는 마음에 친구 4명과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며 “하루 빨리 대통령이 퇴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3일 춘천 촛불집회 현장에 '박근혜는 깜빵으로 김진태는 옆빵으로'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현수막은 춘천 70년 개띠모임이 제작했다.

시민 이충열(56)씨는 “박근혜 퇴진을 위해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박근혜는 퇴진하고 김진태는 당장 사퇴해야 한다”며 “김진태는 국회의원 자리에 앉아있을 자격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원주와 철원, 영월 등지에서도 시민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4일 오후 4시30분 강릉 대학로에선 정권퇴진 촉구 촛불문화제가 열린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