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대변인 호프 힉스의 발표를 보도하면서 미국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인이 대만 총통과 통화한 것은 1979년 양국이 수교를 끊은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두고 대만을 국가가 아닌 중국의 한 지역으로만 인정한다. 미국도 이 원칙 아래 외교정책을 펼쳐왔다. 1972년 2월 21일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헨리 키신저와 함께 중국을 방문한 이후 줄곧 이 원칙에는 변함이 없었다.
당시 닉슨은 상하이에서 중국 지도자들과 함께 ‘상하이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여기에는 대만과 중국의 문제는 중국인 스스로 외부의 간섭 없이 해결해야 하며, 대만은 중국의 한 일부분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어 1978년 지미 카터 대통령이 중국을 유일한 정부로 공식 인정하고 그해 12월 대만과의 국교를 단절했다. 이듬해 1월 1일에는 중국과 수교를 맺었다.
외신들이 트럼프와 차이 총통의 통화로 중국과의 외교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이유다. 양안(兩岸) 관계의 문제로도 비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는 대선 후보로 선거운동을 할 때부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칭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겠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중국의 심기를 건드려왔다.
미국 주재 대만 대변인은 트럼프와 차이 총통이 통화를 했는지 확인할 수 없으며 대만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만 현지 언론인 타이페이타임스는 두 사람의 통화가 트럼프의 당선을 축하하고 미국과 대만의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을 전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미리 예정된 사항이라고 보도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