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폴의 '살벌한 달력'…달력 모델로 흉악 수배범 내세워 잡는다

입력 2016-12-03 11:43
살인자, 납치범, 테러범 등 살벌한 범죄자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달력 모델’이 됐다. 이 특별한 달력 덕에 일부 수배자들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미국 CNN 방송 등은 유럽연합(EU)의 경찰기구 유로폴(Europol)이 올해 지명 수배자의 몽타주로 만든 ‘재림절 달력’을 내놨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림절은 기독교에서 크리스마스 전의 4주간을 뜻한다. 이 4주간 매일 한 장씩 넘기거나 열어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크리스마스 기념 달력’이 재림절 달력이다. 보통 달력을 열면 초콜렛 같은 선물이 나오기 때문에 아이들의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유로폴의 재림절 달력()은 조금 특별하다. 날짜마다 살인, 유괴, 테러 등 강력범죄를 저질러 수배된 24명의 범죄자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해당 날짜를 클릭하면 범죄자의 사진과 함께 국적, 나이 등 인적사항, 혐의, 수배를 내린 국가 등을 소개하는 영상을 자세히 볼 수 있다. ‘겨울 느낌’이 물씬 나는 배경 음악도 나온다. 총 60명의 수배자가 모델 목록에 있다.

 2일인 이날의 달력 모델은 세르게이 필리포브 게오르기예프(55)라는 우크라이나인 살인범이다. 그는 2011년 우크라이나에서 불가리아인을 죽인 혐의로 수배됐다. 그는 피해자의 목을 좁고 길게 자르고도 계속해서 칼로 찔르는 ‘야만적인 흉기난동’을 벌였다.

 유로폴은 “이들은 사람을 죽이거나 피해자들의 삶을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바꿔놓고 책임과 처벌을 피해 도주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와 그들의 가족, 친구들을 돕고, 모두가 더 안전한 축제의 계절을 즐기기 위해 연말연시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이 범죄자들을 잡아들이자”고 덧붙였다.

 이 캠페인은 대중의 도움을 통해 범죄자들을 체포하자는 취지로 이달 1일부터 유럽 23개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유로폴은 이 캠페인으로 수배자의 신상이 널리 알려지면서 달력에 등장하는 24명 중 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