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4시 청운동길과 효자동길, 삼청동길 등 3방향으로 나눠 행진하고 오후 5시쯤 청와대에서 100m 떨어진 지점에 모여 집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어 오후 6시에는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와 1시간 가량 본대회를 진행한다.
오후 7시 정각에는 모든 전등을 1분동안 소등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집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운전자들은 경적을 이때 울리면 된다. 같은 시각 청와대 홈페이지를 마비시키기 위한 공동행동도 제안될 예정이다. 이어 광화문 광장 모인 시민들은 종로와 서대문, 청운동길 등 6개 경로를 통해 청운동사무소로 방면으로 행진한다.
퇴진행동은 집회 7건과 12경로의 행진을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된 집회 7건을 모두 금지하고 행진 경로 4건에 대해서는 사직로와 율곡로까지만 허용하겠다고 지난 1일 오전 주최측에 통보했다.
이에 퇴진행동은 경찰의 금지·제한통고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이 이를 지난 2일 일부 인용하면서 효자치안센터 앞 등 3곳에서는 오후 5시30분까지, 푸르메재활센터 앞(청운동주민센터 인근) 등 4곳에서는 오후 10시30분까지 집회를 열 수 있게 됐다.
행진 장소는 모두 허용됐다. 다만 청운동주민센터 인근인 신교동로터리 등 3개 경로는 오후 5시30분까지,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 등 나머지 경로 3개는 오후 10시30분까지로 행진 시간이 제한된다.
퇴진행동의 목표는 오후 4시부터 청와대 인근과 광화문광장 일대를 인파로 채우는 것이다. 주최측은 많게는 1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집회와 행진이 허용된 범위가 넓어져 이번에는 청와대 경계 100m 지점까지 허용됐고 야간에 시민들이 행진, 집회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촛불 행렬은 청와대에 가깝게 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청와대를 지키는 데 골몰하면서 민심을 거역하고 집회·시위의 자유를 가로막아 왔다”며 “집회·시위의 권리와 국민의 분노는 경찰이나 법원으로부터 허가 받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퇴진행동 측이 주최하는 집회와 행진에 앞서 광화문광장과 청계광장 등지에서 다양한 사전 대회가 열린다. ▲오후 1시 ‘재벌 범죄 엑스포’, ‘전국 풍물인 시국선언’ ▲오후 2시 ‘사전 시국발언대’, ‘세대공감 거리시국 이야기마당(87청년과 16청년, 광장에서 만나다)’, ‘예술대학생 시국회의’ ▲오후 3시 ‘박근혜 하야! 청소년 시국대회’, ‘세월호 유가족 청와대 행진’ 등이다. 박 대통령의 퇴진을 위해 정치권에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오후 2시에는 여의도 시민대회가 진행된다.
보수·극우단체들는 맞불 집회를 벌인다. 애국시민연합은 오후 2시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갖고 KB국민은행까지 행진한다. 박근혜를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박사모)도 오후 2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앞에서,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은 오후 3시 서울역광장에서 집회를 연다.
경찰은 집회에 10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2만여명의 경력을 청와대, 광화문 일대에 배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안전요원 570명을 광화문 광장 일대에 배치하고 지하철을 비상편성한다. 안전요원 180명, 이동구조대 84명 등 소방관 416명과 소방차량 39대는 집회 장소 주변에 안전사고 등을 대비해 배치된다. 비상편성되는 지하철 차량은 12대다. 지하철 1호선 서울역~청량리역 구간에 열차 2편성 5회 운영, 나머지 2~5호선에는 10편성이 탄력적으로 투입된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