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포에 마까지 뗀 모비스, 32점차 치욕스런 패배

입력 2016-12-02 20:56 수정 2016-12-02 21:00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가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이겨내지 못하고 힘없이 무너졌다. 패장 유재학 감독은 32점차로 치욕스런 패배를 당한 뒤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울산 모비스는 2일 인천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74대 106으로 대패했다. 최근 3연패와 함께 시즌 9패(5승)째를 기록한 모비스는 창원 LG에게 공동 7위 자리까지 내줬다. 전자랜드는 31점을 올린 외국인 선수 제임스 켈리를 비롯해 선수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3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불안감이 엄습했다. 모비스는 이날 경기에 외국인 선수 마커스 블레이클리가 나설 수 없었다. 네이트 밀러의 부상 대체선수로 합류한 블레이클리는 지난달 27일 밀러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2주 연장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기존 부상선수가 추가 진단을 받았을 때 진단 종료 예정일 이후 첫 경기에 대체선수가 뛸 수 없다는 KBL의 규정에 따라 코트를 밟지 못했다.

모비스는 예상대로 외국인선수 두 명이 투입되는 2쿼터부터 맥없이 무너졌다. 찰스 로드를 내보내 맞섰지만 혼자서 외국인 선수 두 명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모비스가 공수에서 모두 허점을 드러낸 틈을 타 전자랜드의 켈리와 커스버트 빅터가 24점을 올렸다. 로드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2쿼터 중반 테크니컬 파울까지 저지르며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모비스는 전반전이 끝났을 때 이미 27-61, 34점차로 뒤졌다. 이는 KBL 역대 전반전 최다 점수차다. 전자랜드의 켈리와 정효근은 이날 덩크슛 7개를 합작하며 모비스에게 굴욕을 안겼다. 승기를 잡은 전자랜드는 4쿼터 막판 국내선수 5명이 모두 코트를 밟는 여유를 보였다.

유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초반에 턴오버가 너무 많았다. 전반에 속공(8개)을 너무 많이 줬다”고 말했다. KBL 역대 전반전 최다 점수차(34점)라는 불명예 기록에 대해선 “이 기록도 세우고 저 기록도 세우고 그래야죠”라며 웃어 넘겼다. 유 감독은 “블레이클리가 복귀하면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며 “국내선수들이 자신감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인천=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