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앞장서 대만 ‘동성애 옹호정책’ 알린다고?

입력 2016-12-02 13:45 수정 2016-12-02 17:52
서울시가 5~6일 서울시청에서 개최하는 ‘2016 서울인권컨퍼런스’에선 대만의 동성애자 평등정책이 소개된다. 서울시 홈페이지 캡쳐

서울시가 동성애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차별·혐오로 보고 법적 통제 장치를 마련한 해외 사례를 청취하는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서울시는 5~6일 서울시청에서 ‘2016 서울인권컨퍼런스’를 개최하는데, 국가와 지자체 차원에서 차별·혐오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겠다는 게 행사의 핵심 취지다.

 콘퍼런스는 2개 주제세션과 4개 일반세션, 특별세션 등 총 7개 강좌로 진행된다. 행사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5일 열리는 ‘차별과 혐오’ 주제세션이다.

 이 자리에서 3명의 발제자가 나서는 데 대만과 영국, 일본에서 제도화된 혐오표현 규제와 차별금지법에 대해 소개한다.

대만 반려권익추진연대 설립자인 빅토리아 쉬 변호사. 그는 대만 정부와 지자체의 동성애자 차별금지정책의 현황과 전망을 통해 동성애자 평등정책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서울시 홈페이지 캡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만 반려권익추진연대 설립자인 빅토리아 쉬 변호사다.

 그는 대만 정부와 지자체의 동성애자 차별금지정책의 현황과 전망을 통해 동성애자 평등정책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인권콘퍼런스 홈페이지에서 “대만이 최근 동성애자 평등정책에 있어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해 놨다.

 콘퍼런스에선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한국교회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차별금지법도 논의된다.

 서울시는 로버트 윈테뮤트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를 초청해 유럽에서 시행중인 차별금지정책을 듣는다.

 윈테뮤트 교수는 차별금지 정책의 의의와 역사, 평등이념, 차별금지정책 등에 대한 개요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모로오카 야스코의 책 '증오하는 입'. 동성애를 뜻하는 '성적지향'을 이유로 비판하는 것이 혐오발언이라고 나와 있다.

 또 ‘증오하는 입’의 저자 모로오카 야스코가 나와 반(反)혐오표현 정책 개요와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그가 쓴 책에는 ‘동성애 등의 속성을 갖는 소수자 집단이나 개인에게 그 속성을 이유로 가하는 차별표현이 혐오발언’이라고 나와있다.

 행사를 준비한 서울시 인권담당관실 관계자는 “콘퍼런스는 동성애자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 혐오에 대해 대만, 유럽, 일본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 살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특히 대만에서 오는 강사가 동성애자 단체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소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와 국내 진행상황을 보고 배울 점이 있거나 따라갈 점이 있다면 살펴볼 것”이라면서 “주제별 세션 강사는 외부 전문가 위원들이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표창원 의원이 콘퍼런스에 와서 차별금지법이 발의되지만 제정이 안되는 이유 등을 소개할 것”이라면서 “서울시는 법을 제정할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제한적이지만 해외 사례를 통해 국가 차원에서, 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4년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와 가진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동성애자의 권리에 찬성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개신교가 매우 강하다. 이는 정치인에게 쉽지 않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동성애를 포함해 인권을 확장시키는 것은 운동가들의 손에 달려있다. 일단 운동가들이 사람들을 설득한다면 정치인들은 (그 뒤를) 따라갈 것이다”면서 “한국이 최초의 동성 결혼을 합법화 하는 아시아 국가가 되길 희망한다”고 발언한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국민일보를 상대로 반론을 제기하고 “박 시장이 한국에서 소수자 등의 보편적 인권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기를 바란다는 취지에서 관련 발언을 한 것이고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할 의사를 표명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