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서문시장 방문 후 차 안에서 눈물 흘려" 경호팀 증언

입력 2016-12-01 17:29

박근혜 대통령이 1일 대구 서문시장 화재현장을 방문한 가운데 돌아오는 차안에서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박대통령이 서문시장에 도착해 김영오 상인연합회회장과 함께 15분간 피해지역을 둘러봤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잿더미로 변한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서문시장은 박대통령에게 정치적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하지만 이날 그동안 박 대통령을 따뜻하게 맞아줬던 서문시장 상인들의 반응은 무관심하거나 싸늘했다.

박 대통령은 상인회장의 안내를 받아 화재현장을 둘러봤다. 상인들은 박 대통령에게 “화재민들 한 번만 만나보고 가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제가 힘들 때마다 늘 힘을 줬는데 너무 미안하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많은 고민을 했지만 도움을 주신 여러분이 불의의 화재로 큰 아픔을 겪고 계신데 찾아뵙는 게 인간적 도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오게 됐다"는 말만 남긴 채 10여분 만에 서문시장을 떠났다. 이에 화가 난 상인들은 박 대통령을 비난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피해상인을 만나 손이라도 잡고 직접 위로를 전하고 싶었지만 화재현장에서 진화작업이 계속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화재감식반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어 불가능했다"면서 "계속 현장에 있으면 도움이 안 되고 피해만 줄 수 있어 오래 머물 수 없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돌아오는 차안에서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변인은 “경호팀으로부터 들었는데 박 대통령이 차 안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며 “경제수석에게 관계부처가 지원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늘 힘이 됐던 곳이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에 감정이 북받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