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대구 서문시장 방문… 싸늘히 식은 '대통령 애정'

입력 2016-12-01 14:20
박근혜 대통령이 1일 대형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차에서 내린 박근혜 대통령이 기다리고 있던 김영오 서문시장 상인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의 1일 대구 서문시장 방문은 싸늘히 식어버린 고향의 민심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오후 1시30분 박 대통령은 10여분 동안 서문시장을 찾아 피해상황을 들었다. 대통령이 서문시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 3개월만이다.

그동안 박 대통령과 서문시장은 남다른 인연을 이어왔다. 정치적 굴곡의 시기마다 서문시장을 찾아 주민들의 환호를 들었고 여기서 '기(氣)'를 얻곤 했다.

2012년 대선을 앞둔 9월엔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밀리는 고비를 맞자 서문시장을 찾았다.

또 2004년 총선땐 탄핵 역풍으로 영남권 민심이 흔들리자 이곳을 찾아 지지세를 회복했다. 지난해 방문 역시 총선을 앞두고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하지만 대형 화재가 발생한 서문시장을 이날 방문한 박 대통령을 기다린 것은 냉담함 그 자체였다. '박근혜퇴진대구시민행동' 회원들이 침묵 시위를 이어간 가운데 대통령을 맞은 서문시장 상인들에게는 환영의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얼굴이라도 보겠다며 몰려들던 인파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심지어 대통령 방문이 피해복구에 도움이 되겠냐는 의구심을 보이는 상인도 있었다.

한 상인은 "밉고 곱고를 떠나 이런 분위기에서 박 대통령이 시장을 찾는 것이 시장을 위한 것인지, 대통령을 위한 것인 지 모르겠다"면서 "현실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