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제3차 대국민담화에서 뒷목에 피부시술용 테이프를 붙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통령으로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사과와 소명의 자리에서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 여론을 타고 논란에 불을 붙였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한 네티즌은 1일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에 지난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를 마치고 단상을 떠나는 박 대통령의 뒷모습 사진을 놓고 “뒷목에 리프팅 테이프를 붙였다”고 주장했다. 리프팅 테이프는 주름을 없애기 위해 붙이는 피부시술용품이다.
이 네티즌은 돌아선 대통령의 뒤통수를 촬영한 사진, 리프팅 테이프 사용법을 그림으로 나열한 일본 제품의 설명서를 올리면서 “피부를 좀 아는 여성들이 찾았다. 이 와중에도 피부 리프팅 중인 한 나라의 대통령. 진정 레전드(전설적 인물)”라고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사과와 소명, 이에 따른 자신의 거취 등을 밝혀야 할 자리에서까지 피부를 걱정하는 모습은 진정성을 보이지 않은 태도라는 의견이다.
박 대통령은 제3차 담화에서 “국회의 결정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소명에서 “주변을 관리하지 못했다”는 식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다시 눈총을 사고 말았다. 이 사진은 다른 커뮤니티사이트로 퍼지면서 불 붙은 비판 여론에 기름을 쏟았다.
문제의 사진은 청와대사진기자단에서 촬영한 보도 사진을 확대한 것이다. 이 사진을 포함해 박 대통령의 뒤통수를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들에서 뒷목 부분에 붙은 리프팅 테이프는 없었다. 여러 사진을 펼치고 육안으로만 확인한 결과다.
일부 네티즌들도 “합성사진이 아니냐”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착각한 것이 아니냐”고 했다. 한 네티즌은 “허위사실은 건전한 비판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 엉뚱하게 역풍을 맞을 의심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해 공감을 얻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