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도 11월 30일 오후 촛불시위가 펼쳐져 국내외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30일 오후 6시 30분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3층 중앙보도에서 열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이하 ‘지부’)의 박근혜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촛불집회는 노동자 및 영종도 주민 등 6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촛불집회는 박근혜대통령 퇴진요구 뿐만 아니라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현안 문제도 함께 다루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천공항지역지부 박대성지부장은 대회사에서 “민주노총이 박근혜퇴진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잘못이 없고 말한 것은 국민을 또다시 우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천공항공사와 하청업체가 비정규직에게만 모든 것을 떠넘기는 상황에 분노한다”면서 “2300명 조합원이 각 지회 상황을 타개하고 박근혜 투쟁운동에 동참하자”고 덧붙였다.
현장발언자로 나선 수하물지회 정해진 부지회장은 “16년간 무노조 설움을 깨고 노조에 가입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이제 업체는 우리 노동자들을 함부로 대할 수 없다”면서 “엔지니어임에도 불구하고 일반노임단가를 적용하는 2차 하청구조를 끝내자”고 말했다.
보안검색지회 임종혁 조직부장은 “업체가 마땅히 부담해야할 것을 보안요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는데 분노한다”면서 “특수경비노동자신분이어서 법적으로 쟁의권이 없어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단단한 조직력으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목지회 유창목 지회장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면서 “불의한 정권이 관리하는 인천공항 역시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저시급 미만 임금설계에도 불구하고 정당하게 문제제기하는 노동자에게 재갈을 물리려 하는 인천공항공사와 하청업체를 향해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고 비판했다.
환경지회 오순옥 지회장은 “몸이 추운 것은 참지만 마음이 추운 것은 참을 수가 없다”며 “세계 최고공항에서 일하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을 때 까지 끝까지 투쟁하자”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본부 이인화 본부장은 격려사를 통해 “박근혜 퇴진뿐만 아니라 사회가 이상하게 바뀐 것 역시 노동자들이 고민해야 한다”면서 “나만 잘살면 된다는 박근혜체제를 해체하고 우리 모두가 잘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이날 집회 막바지 순서에서 인천공항지역지부는 ‘박근혜정권 퇴진! 노동개악 분쇄! 인천공항지역지부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3차례에 걸친 대국민담화에서 박근혜는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본인의 잘못은 끝내 인정하지 않았다”며 “200만명 규모의 촛불이 증명하듯 박근혜 정권의 정당성은 소멸했다. 이 사태를 수습할 자격이 없다. 범죄자 박근혜가 있어야 할 곳은 청와대가 아니라 감옥이다”라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에서는 몸짓공연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네는 아니다’라는 민중캐롤로 유명한 연영석씨의 노래공연도 펼쳐졌다.
인천공항지역지부조합원 및 참가자들은 촛불과 현수막, 피켓 등을 들고 “박근혜 정권 퇴진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비정규직 철폐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여객터미널 3층을 한 바퀴 행진한뒤 집회를 마무리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