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내년 1월 1일 귀국 이후 전직 대통령 영부인 등을 예방하며 국민통합 행보에 나서겠다는 뜻을 여권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수 유엔사무차장은 지난 19일 서울 모처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나 이를 전한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김 차장은 이 자리에서 “반 총장은 귀국 후 김대중 김영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을 찾아 지난 10년 동안의 사무총장 업무 등에 대해 말씀드리고 전직 대통령 묘역도 참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차장은 반 총장의 유엔사무총장 선거전을 진두지휘했던 최측근으로 꼽힌다.
정 원내대표는 “대선 행보를 한다면 청년 실업, 저출산 고령화, 사회양극화, 개헌 등 4가지 문제에 답을 갖고 와야 한다”며 “귀국 후 대학생을 만나고, 조선소 등 어려운 현장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선에 뜻이 있다면 이제 ‘반기문 대세론’은 없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김 차장은 “그러한 의견을 꼭 전달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차장이 반 총장 퇴임 한 달여를 앞두고 한국을 방문하자 정치권 내부에선 반 총장이 대선 행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김 차장은 원희룡 제주지사,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 등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