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기권”… 항공기 추락사 브라질 축구팀 영전에 바친 트로피

입력 2016-11-30 10:05
사진=AP뉴시스

브라질 프로축구 샤피코엔시와 2016 코파 수다메리카나 결승전에서 맞붙을 예정이었던 콜롬비아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이 기권했다. 항공기 추락사고로 숨진 샤피코엔시 선수들의 영전에 챔피언 트로피를 안기기 위해 자발적으로 그라운드에서 물러났다.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은 30일 성명을 내고 “우리에게 2016 코파 수다메리카나 챔피언은 영원히 샤피코엔시”라며 결승전 기권을 선언했다. 코파 수다메리카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마찬가지로 남미 클럽축구 최강을 가리는 국가별 클럽대항전이다.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은 남미축구연맹에 기권을 신청하고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아틀레티코 나시오날 선수들은 경기를 포기했지만 결승 1차전이 열릴 예정이던 오는 1일 콜롬비아 메데인 에스타디오 아타나시오 히라도에 나타날 계획이다. 숨진 샤피코엔시 선수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위해서다.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은 트위터에 “경기가 예정된 시간에 에스타디오 아타나시오 히라도에서 흰옷을 입고 만나자”고 팬들에게 제안했다.

 선수단, 승무원 9명, 브라질 기자 21명 등 71명의 샤피코엔시 전세기 탑승자는 코파 수다메리카 결승 1차전 원정경기를 위해 이동하던 지난 29일 메데인공항을 50여㎞ 앞둔 콜롬비아 라우니온 산악지대에서 항공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탑승자 중 6명은 생존했다. 탑승자는 당초 81명으로 알려졌지만, 콜롬비아 재난당국은 “4명이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샤피코엔시는 브라질 샤페쿠를 연고로 1973년 창단한 팀이다. 2014년 브라질 프로축구 1부 리그에 처음 진출했다. 코파 수다메리카나 결승전은 샤피코엔시 구단 사상 가장 큰 경기였다. 하지만 선수들은 비극적인 사고로 이 경기의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플리니오 데이비드 데 네스 필호 샤피코엔시 회장은 “선수들이 꿈을 이루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는데 이런 변을 당했다”며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