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 여전” 박근혜 대통령 담화 기독교계도 실망

입력 2016-11-29 16:38
교계는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국민들이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의 거취와 관련된 시점과 절차를 국회에 맡긴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조일래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은 “대통령은 모든 것이 내 책임이고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응당한 처벌을 받겠노라고 선언했어야 한다”며 “국민 앞에서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항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회장은 이어 “국회는 헌법이 정한 절차대로 대통령의 퇴진문제를 논의하라”고 요구했다. 신경하 전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도 “대통령이 조금 더 빨리 구체적 시점을 제시하며 사퇴했어야 한다”며 “오늘 담화는 국정을 안정시키기는커녕 야권 분열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다 발전적인 국가 체제를 구성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박종화 서울 경동교회 원로목사는 “국회가 빠른 시일 내에 총리를 임명하고 거국 내각을 구성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드러난 것을 계기로 1987년 체제를 종결하고 새 헌법에 따라 차기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영 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은 “여야가 국정시스템을 정상화하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과도한 권력독점 구조를 개선하자”고 했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그리스도인의 헌신과 기도가 필요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 전 감독회장은 “그리스도인들이 우리 조국을 위해 더 성숙한 자세로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도 전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 등 원로목사 40여명은 이날 열린 기도회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가 부족했음을 고백한다. 정직한 사회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병선 강주화 이사야 유영대 기자

전병선 강주화 이사야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