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담화 이후 팬카페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에 슬픔을 드러내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결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하자 "걱정이 돼서 아무일도 못하겠다"는 절절한 심정을 토로하는 회원이 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박사모 회장은 '하야가 물 건너갔다'며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공지했다.
박사모의 정광용 중앙회장은 29일 오후3시쯤 박사모 카페에 '긴급당부'를 올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한 지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다.
'모든 공이 국회로 넘어 갔고, 하야나 탄핵 역시 이제 물 건너 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로 공이 넘어 간 만큼,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모든 사태 역시 진정될 것'이며, '이제 여야 정치권의 아귀다툼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공지에 회원들은 "우리 대통령님은 절대 물러나지 않는다" "국회를 압박하자" 등의 댓글을 달며 동조했다.
그러나 대국민담화를 보고 심란함을 토로하는 회원도 적지 않았다.
"대담화를 보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거나 "담화를 보면서 엉엉 울었다"는 글도 있었다. "대통령님 힘내시라"는 글이 제일 많았다.
어머니를 대신해 담화 관련 감상을 올린다는 한 회원은 "어머니가 대국민 담화보시고 수건을 들고 계속 우신다. 우리 대통령님 얼굴보니 너무 마음 아프고 슬프고 가족도 없이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하시는걸 보니 마음이 아프시다고 말씀하신다"고 적어 눈길을 끌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3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제3차 대국민담화에서 "여야가 논의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정권을 이양하는 방법을 만들어 주면 그 결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