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은 주부 최 모씨(44세)는 김장철이 다가오면 겁부터 난다. “부엌 바닥에 앉아 김장을 하다 보면 정말 허리가 무너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김장을 다 끝내고도 2~3주는 꼼짝없이 통증에 시달려야 한다”고 전했다.
쌀쌀한 날씨와 함께 김장철이 시작됐다. 집안 식구들이 모여 김장을 하는 풍경은 훈훈하지만, 주부들에게는 강도 높은 가사노동의 현장이기도 하다. 실제로 김장철이 끝나고 나면 허리, 무릎, 손목 등에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주부들이 적지 않다.
그 중 허리 통증은 가장 주된 증상이다. 강서 세바른병원 김순권 병원장은 “보통 주부들이 부엌이나 거실 바닥에 오랜 시간 동안 앉아 김장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척추에 상당히 무리를 주는 자세다. 또한 무거운 배추를 나르면서 허리를 삐끗하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김장철 허리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김장을 담글 때의 자세가 중요하다. 딱딱한 바닥에 털썩 앉는 자세는 척추에 가해지는 하중을 늘려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바닥이 아닌 의자에 앉아 김장을 하는 것이 좋다. 이 때 허리 뒤에 쿠션을 받쳐주면 척추의 곡선을 유지시켜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배추가 담긴 소쿠리처럼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한 번에 옮기지 말고 여러 번 나눠 옮기는 것이 허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한 가지 자세를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하는 것도 척추에 좋지 않은 만큼, 주기적으로 자세를 바꿔주고 틈틈이 스트레칭으로 척추와 관절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특히 평소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같은 척추질환을 앓고 있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김장을 마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에도 허리나 다리의 통증이 계속된다면 질환이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허리디스크의 경우 고주파 수핵감압술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강서 세바른병원 김순권 병원장은 “부분마취 후 열선이 내장된 특수 카테터를 디스크 내부로 삽입한 다음, 고주파 발생 장치에 카테터를 연결한다. 카테터를 통해 강한 고주파를 쬐어주면 디스크의 부피가 줄어들고, 디스크 조직에 눌려있던 신경이 풀려 통증이 사라지게 된다. 시술에 소요되는 시간은 20~30분에 불과하여, 시술 당일 일상으로 복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