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한그릇 하시죠” 광화문 피켓 용자가 등장했다…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6-11-29 00:05
광화문에 ‘피켓 용자’(勇者)가 등장했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신랄하고 위트 있게 비판하는 피켓을 제작해 인터넷에 유포한 것도 모자라 직접 그 피켓을 들고 광화문 집회현장에 나온 대구 젊은이들입니다. 현장에서 다른 시민들에게 굉장한 인기를 모았다는데, 인터넷 반응도 뜨겁습니다. 29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디시인사이드 캡처

용자는 디시인사이드 ‘빌리팬고그마’ 등입니다. 빌리팬고그마는 지난 주말인 26일 자신이 제작했다는 피켓을 들고 친구와 함께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와 박근혜 퇴진 염원 국민집회에 참석했다는 내용의 글을 전날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주갤)에 올렸습니다.

디시인사이드 캡처

디시인사이드 캡처

그는 애초 주갤에 자신이 제작한 피켓들을 올려 큰 호응을 얻기도 했는데요.
그가 직접 만든 피켓에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 부장의 사진과 함께 ‘아가씨 날이 춥습니다. 내려와서 탕 한 그릇 하시죠’라는 것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과 함께 ‘아.. 이건,, 나만 또XX인 줄 알았는데 남한 또XX도 있었네’라고 말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사진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발생한 이후 인터넷에서 유명해진 움짤(움직이는 사진)을 캡처한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장면을 담은 것입니다.

디시인사이드 캡처

마지막 피켓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웃는 사진과 함께 “여보 담배 피우면 애한테 안 좋대요” “에이 설마 별 일 있겠어”라고 말하는 장면이 들어 있습니다.

디시인사이드 캡처. 일부 모자이크

대구에서 올라와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빌리팬고그마는 몇 장의 사진과 함께 시위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나오는 피켓은 빼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그건 집에 두고 왔다는군요.

디시인사이드 캡처

피켓은 인기만점이었다고 합니다. ‘지나가는 분들마다 빵빵 터지고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하네요. 주갤러 회원들 또한 “주갤에서 봤어요~ 주식 빼고 다 잘하는 주갤럼 파이팅!”했다고도 하고요. 심지어 젊은이들이 재밌게 잘 만들었다고 과자며 사과 등을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청와대 행진의 최전방 대열 중심에 있다가 촛불을 사러 잠시 집회 바깥쪽에 서 있을 때에도 나이 드신 시민들이 호평을 했다고도 하는군요.

디시인사이드 캡처. 일부 모자이크

빌리팬고그마의 상경 투쟁기에 다른 네티즌들은 댓글과 조회수로 응원했습니다.

“와 ㅋㅋㅋㅋㅋㅋ 위트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빌리팬)고그마님 팬이었습니다.”

“센스좋네”

“아 지나가다 봤는데 넘 힘들어서 호응을 못해줬다. ㅋㅋㅋ 수고했다.”

등으로 말이죠.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을 농락한 권력자들에게 돌과 화염병을 던지는 대신 센스 넘치는 해학과 풍자로 준엄하게 비판한 젊은 용자들에게 큰 박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