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을 놓고 사학계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했거나 뉴라이트계 보수인사들이 대거 집필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여론도 눈총을 보냈다.
교육부는 28일 국정교과서를 공개하면서 31명의 집필진 명단을 공개했다. 당초 알려진 숫자는 46명이었다. 교육부는 지난해 “46명이 국정교과서를 집필하고 있다”면서 고고학계 원로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만 공개했을 뿐 나머지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교육부가 뒤늦게 공개한 집필진 명단에는 신형식 명예교수를 비롯해 서영수 단국대 명예교수, 윤명철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교수, 박용운 고려대 명예교수, 이재범 정경희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손승철 강원대 사학과 교수, 한상도 건국대 사학과 교수 등 보수인사들이 대거 들어갔다. 국정교과서를 우편향으로 서술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교육부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 총인원의 경우 기존 검정교과서 평균보다 3.5배 이상, 단원당 집필인원은 기존 검정 교과서 평균보다 3배 이상 늘려 질적 상승을 시도했다”며 “집필진 중 교수와 전문가의 비중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학계 안팎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사학자 전우용 한양대 교수는 집필진을 확인한 뒤 트위터에 “박근혜에게 ‘참 좋은 사람들’ 명단이 공개됐다. 박근혜에게 ‘유일하게 올바른 역사교과서’ 집필 자격을 인정받은 분들. 축하한다”고 적었다. 전우용 교수는 16만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한 파워트위터리언이다.
여론의 시선도 따갑다. 트위터에서는 오후 2시40분 현재 ‘국정교과서’ ‘뉴라이트’ ‘집필진 유호열’ 등 국정교과서 관련 키워드가 실시간 트렌드로 떠올랐다. 트위터는 이용자들의 키워드별 검색량을 집계해 실시간 트렌드를 자동으로 노출한다.
트위터에서 역사 전공자라고 스스로 밝힌 이용자들은 “집필진에 전공자가 1명도 보이지 않는다” “대한민국 사상 첫 대통령 부녀를 위한 교과서”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에게 바치는 오마주”라는 비판이 꼬리를 물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