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주전 가드 김선형(28)의 득점력이 폭발하면 승리하는 공식이 깨졌다. SK는 올 시즌 김선형이 15득점 이상 올린 경기에서 승률 100%를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27일 인천 전자랜드에 발목을 잡히면서 승리 공식에 금이 갔다.
김선형은 이날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정규리그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24점 6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분투했다. 하지만 SK는 66대 78로 져 시즌 8패(5승)째를 기록했고, 창원 LG·울산 모비스와 함께 공동 6위를 유지했다.
김선형은 전반에만 19점을 올리며 SK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외국인 선수 코트니 심스의 높이를 활용하는 등 팀 동료들의 득점기회 살리기에도 신경을 썼다.
그러나 테리코 화이트는 12점에 그쳤고, 허리 부상에서 3경기 만에 돌아온 심스는 4점에 묶였다. 11점 8리바운드를 올린 신인 최준용을 제외하고 지원사격에 나선 국내 선수들이 없었다. 김선형의 고군분투에도 곳곳에서 아쉬운 부분이 드러났다.
김선형이 SK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크다. 그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5.3득점 7.0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국내선수 득점 부문은 이정현(안양 KGC·17.15점)에 이어 2위, 어시스트 부문은 1위다. 김선형의 활약에 따라 팀 승리가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SK는 실제로 올 시즌 모든 승수를 김선형이 15점 이상 기록한 경기에서 쌓았다. 김선형이 15득점 이상 가담한 경기는 총 6경기였다. 지난달 30일 LG전에서 28점을 시작으로 5일 전주 KCC전 16점, 16일 모비스전에서 21점을 올렸다. 11일과 25일 원주 동부전에서는 각각 25점, 15점을 기록해 두 차례 승리를 기록했다.
단 한 경기, 27일 전자랜드전에서 졌다. 단순히 김선형의 활약만으로 승수를 쌓을 수 없다는 얘기다. 아직 상위권 팀들과 SK의 승차는 크지 않다. 공동 3위 동부·KGC와 4게임차다. SK가 상위권으로 도약하려면 김선형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나머지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해 보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