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서희(29)가 미국 종합격투기 UFC에서 2연패를 당했다. 상대 선수의 손가락에 눈을 찔렸지만 심판 판정은 뒤집히지 않았다.
함서희는 27일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01 메인카드 여성 스트로급 매치에서 다니엘 테일러(27·미국)를 상대로 1대 2(29-28 27-30 27-30) 판정패를 당했다.
2014년 데뷔해 4차전을 가진 UFC에서 3번째 패배(1승)다. 종합격투기 통산 전적은 16승8패다. 지난 3월 벡 롤링스(27·호주)에게 판정에서 무릎을 꿇고 내리 2연패를 당했다.
신장 157㎝인 함서희와 152㎝인 테일러의 대결은 타격전 양상이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큰 키의 적과 싸운 함서희에겐 수월할 수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두 차례 찔린 눈이 함서희의 시야를 가렸다.
함서희는 1라운드에서 왼손 펀치를 퍼부어 테일러를 공략했다. 테일러가 한때 휘청거릴 정도로 함서희의 카운터펀치는 매서웠다. 하지만 경기 시작 1분여 뒤 크로스카운터를 꽂는 과정에서 테일러의 손가락에 눈을 찔렸다.
함서희는 테일러의 손가락이 고의적으로 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 듯 잠시 뒤로 물러서 눈을 비볐을 뿐 항의하지 않았다. 타격과 그라운드기술이 모두 가능한 종합격투기의 글러브는 복싱과 다르게 손가락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함성희가 눈을 비비고 자세를 잡은 뒤 경기는 속개됐다. 이때부터 기세는 테일러 쪽으로 다소 기울었다. 테일러는 2라운드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함서희는 라운드 종반 테일러의 테이크다운을 저지해 위기를 넘겼다.
함서희는 마지막 3라운드 종료를 1분여 앞둔 4분3초쯤 테이크다운을 방어하고 일어서는 과정에서 테일러가 휘두른 오른손 손가락에 다시 눈을 찔렸다. 함서희는 눈을 찔렸다는 의미로 뒤로 물러섰지만 심판은 인정하지 않았고, 테일러는 주저하지 않고 달려들어 안면에 펀치를 퍼부었다.
함서희는 손으로 영문 티(T)를 그리며 ‘타임’을 요청했지만 심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방비 상태의 함서희에게 테일러는 계속 공격했다. 녹아웃(KO)이나 TKO 없이 3라운드까지 이어진 15분의 경기에서 심판은 테일러의 손을 들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