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 속에는 어린 아이도 많았습니다. 무슨 생각이 있어서 나왔겠냐고요? 부모가 데려왔을 뿐이라고요? 하지만 이들의 맑은 눈 속에서 대한민국의 내일을 봅니다. 불꽃을 이어가는 촛불처럼요.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26일 열린 ‘제주도민 촛불집회’에 참석한 어린이입니다. 역시 미래세대는 다릅니다. 그냥 촛불이 아니라 LED 촛불을 들고 있네요.
강원도 춘천 꼬마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사퇴를 주장합니다. ‘김진태 사퇴’가 무슨 뜻인지 몰라도 됩니다. 투표권을 가질 때면 투표용지에 ‘김진태’라는 이름이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경남 사천의 어린이는 사뭇 진지합니다. 표정에서 어른 못지 않게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부산의 어린이는 끝까지 남았습니다. 비가 오는 추운 날씨인데도 행진을 마치고 정리집회까지 가족과 함께입니다.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한 아이가 아빠 품에 안겨 웃습니다. 바로 앞에 경찰차벽이 있는 바로 그곳입니다. 200m만 더 가면 청와대입니다. 가장 치열한 곳인데도 웃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크면 알 겁니다.
촛불의 힘입니다.
고승욱 기자 swk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