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 5명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하면서 KT 인사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또 다시 사실상 공동정범으로 적시했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최순실-안종범-차은택으로 이어지는 직권남용 범죄사실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줬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7일 차 전 단장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공동강요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외에도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비롯해 김영수 포레카 대표이사,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의 대표이사, 김경태 모스코스의 사내이사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 차 전 단장의 인연은 2014년 4월부터 시작됐다.
차 전 단장은 2014년 4월께 고영태씨를 통해 최씨를 소개받았으며, 최씨의 도움으로 2014년 8월께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안종범 전 청와대정책조정수석도 알게됐다.
이후 차 전 단장과 최씨는 광고대행사 포레카 지분을 강제로 넘겨받기로 마음먹고 범행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 전 수석은 2015년 2월17일 박 대통령으로부터 "포레카가 대기업에 넘어가지 않도록 포스코 권오준 회장과 포레카 김영수 대표를 통해 매각절차를 살펴보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에 안 전 수석은 권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포레카 매각절차가 진행 중인데 모스코스가 포레카를 인수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구했으며, 3월초에도 김영수 대표에게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가운데 차 전 단장은 김홍탁 대표에게 "포레카를 인수하려고 하니 김영수 대표를 만나 진행하라"고 요청하고, 김경태 이사에게는 "모스코스가 포스코의 계열회사인 포레카를 인수하려고 하니 김홍탁 대표와 함께 인수 작업을 하라, 실무적은 부분은 김경태가 챙기고, 김홍탁 마스터와 대동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김영수 대표와 김홍탁 대표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모 호텔 커피숍에서 컴투게더 한모 대표를 만나 "포스코 최고위층과 청와대 어르신의 지시사항인데 컴투게더가 포레카를 인수하면 우리가 지분 80%를 가져가겠다, 대표는 김홍탁이 할 것이고 한사장님은 2년간 월급 사장을 하기로 얘기가 되었다"라고 협박했다.
이후 컴투게더가 인수 단독입찰자로 확정되는 등 포레카 인수가 여의치 않자 안 전 수석은 김영수 대표이사에게 "나를 팔아서라도 지분을 넘겨 받아라"고, 최순실씨는 "모스코스가 80%, 컴투게더가 20%이며 조정은 되지 않는다"라고 협박했다. 김경태 이사도 한 대표이사에게 "우리가 지분 80%를 가져가도록 비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포레카 매각 자체를 무산시켜 버리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컴투게더가 포레카 인수자로 최종 결정되고, 한 대표가 지분을 넘겨주지 않자 최씨는 차 전 단장과 송성각 전 원장을 통해 "한 대표가 이렇게 나오면 세무조사 등을 통해 컴투게더를 없애버린다고 전하라"고 전달했다.
실제로 송 전 원장은 한 대표를 불러내 "저쪽에서는 막말로 묻어 버리라는 얘기도 나오고 컴투게더에 세무조사를 해서 없애라고까지 한다"며 "이대로 가면 컴투게더도 없어지고 한 사장 자체가 위험해진다"라고 협박하면서 포레카의 지분 80%를 넘겨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또 차 전 단장은 최씨와 함께 광고대행사를 설립하고, 대기업들로부터 광고계약을 수주하기 위해 광고업무 책임자로 자신의 측근들을 앉힌 혐의를 받고 있다.
역시 대기업의 광고업무 책임자로 차씨의 측근들이 임명되는데는 박근혜 대통령이 뒷배경이 되어줬다.
차 전 단장은 2015년 1월께부터 같은 해 7월께 사이에 최씨에게 대기업 채용 대상자로 지인인 이모씨를 추천했고, 김영수 대표는 배우자인 신모씨를 각각 추천했다.
이들의 추천은 대통령의 지시가 되어 내려왔다.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이씨라는 홍보전문가가 있으니 KT에 채용될 수 있도록 KT 회장에게 연락하고, 신씨도 이씨와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안 전수석은 이같은 지시를 그대로 KT 황창규 회장에게 전달했다.
측근들이 채용된 이후에도 최씨, 차 전 단장은 박 대통령을 통해 KT 인사에 개입했다.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이씨, 신씨의 보직을 KT광고 업무를 총괄하거나 담당하는 직책으로 변경해 주라"고 지시했고, 안 전 수석을 통해 이같은 요구를 전달받은 황 회장은 그대로 따랏다.
이후 안 전 수석은 올해 2월께 박 대통령으로부터 "플레이그라운드가 KT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고, 그 무렵 황 회장과 이모씨에게 전화를 걸어 "VIP 관심사항이다.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회사가 정부 일을 많이 하니 KT의 신규 광고대행사로 선정해 달라" 취지로 요구했다.
이외에도 차 전 단장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2014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만찬 및 문화행사'를 진행하면서 행사용역 중 일부인 영상물제작 부분을 자신이 차명으로 운영중인 엔박스에디트에서 수행토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광고제작사 아프리카픽쳐스 대표이사를 지내면서 배우자인 오모씨를 직원으로 허위로 올리고 10여동안 총 6억4616만2398원의 급여와 상여금 등을 타낸 혐의도 받고 있다.
<뉴시스>